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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구조조정 신호탄, 부실대학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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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 박은희 기자]대학구조조정이 시작됐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가 6일 정부재원지원 제한대학 및 학자금 대출제한대학 명단을 발표하면서다. 하지만 43개 해당 대학들은 선정 기준에 의문을 표시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학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실대학이라는 낙인효과뿐만 아니라 당장 눈앞에 닥친 수시모집에도 큰 타격을 받게 된 대학들은 침통한 표정이 역력하다. 정부재원지원 제한대학 명단에 포함된 상명대학교(총장 이현청)는 가라앉은 분위기를 수습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주호 장관은 대학구조개혁의 모범 사례로 꼽은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를 방문해 "부실대학들은 가천대를 귀감으로 삼으라"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상명대학교, 올해 수시모집부터 큰 타격 예상= 서울 소재 대학 중 상대적으로 낮은 커트라인으로 입학할 수 있어 수험생들의 수시접수가 몰렸던 상명대는 이번 발표로 큰 혼란에 빠졌다. 5일 찾아간 상명대에서는 대책 마련을 위한 관계자 회의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상명대는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확보율 등 부실대학을 가리는 평가지표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명대 관계자는 "예ㆍ체능계와 사범대 학생의 비율이 전체 재학생의 3분의 1 가량"이라며 "예ㆍ체능계 졸업생 중에는 직장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프리랜서가 많고, 사범대 졸업생의 경우 바로 임용되는데 어려움이 있어 취업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그는 "취업률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됐지만 학부모들은 일단 정부가 정한 부실대학이라는 점에서 크게 불안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되면 '2012년도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신청자격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곧 발표될 대학생 등록금 지원사업의 경우에도 내년에 입학하게 되는 신입생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다만, 기존 재학생에게는 신뢰보호 차원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씨(23)는 "재학생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후배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당장 내 동생이 우리 학교에 온다고 해도 우리 집안 사정을 감안하면 말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천대… 대학구조개혁 모범사례로 귀감= 이날 가천대학교를 방문해 600여명의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이주호 장관은 "오늘 중대한 발표가 있어서 사실 경황이 없었는데 오늘 같은 날 가천대를 방문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찾아왔다"며 운을 뗐다.


경원대학교와 가천의과대학교가 통합해 내년부터 새롭게 출범하는 '가천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4년제 사립대 간의 통합으로 주목받았다. 이 장관은 "가천대는 통합과정에서 과감하게 학과개편과 정원감축을 단행했고, 이런 노력은 바로 각종 대학평가지표의 개선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평가에서 하위15%에 포함된 대학들은 가천대를 귀감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이 장관은 이날 발표한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및 대출제한대학 발표에 대해 "큰 어려움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현장"임을 강조했다. 현장에서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대학구조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을 평가하고, 하위 15% 대학에 대해 정부재정지원 제한이나 대출제한을 하는 것도 대학의 구조개혁을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대학구조개혁이 막 시작됐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좀 더 빠르게 개혁하지 않으면 미래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12년 후에는 현재에 비해 대학생 수가 40%가량 줄어들 전망"이라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강연을 통해서 "지금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개혁 의제(agenda)중 하나가 바로 대학구조개혁 문제"라며 "가천대가 선두에 서서 구조개혁의 좋은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총장 및 교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상미·박은희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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