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거래소 민경훈 부이사장 "12월 개장 이상무"
[캄보디아 프놈펜=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고층 건물이 있다. 프놈펜 시내 웬만한 곳에서도 고개만 들면 보일 정도다. '카나디아 타워(Canadia Tower)'다. 이 건물 25~26층에 지난 7월 출범한 캄보디아증권거래소(CSX)가 자리하고 있다.
오는 12월 12일로 개장이 잠정 확정된 캄보디아거래소는 라오스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거래소와 합작 설립한 곳. 부이사장은 한국인이다. 한국거래소는 700만달러 규모의 IT 기반시설과 현금 200만달러 투자로 캄보디아거래소 지분 45%를 확보했다. 부이사장 외에 감사직도 맡아 경영에 깊이 참여하고 있다.

민경훈 캄보디아거래소 부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거래소가 맡은 '소프트웨어' 부문은 준비가 다 돼 있다"며 "현재 시장참가자 세부 교육, 10~11월 모의시장 준비 등 막바지 실무작업이 한창"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 증시는 개장 전부터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외국인의 자본유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운데다 매장된 자원도 상당해 발전 가능성이 큰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대다수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민 부이사장은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외국자본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내에서도 주식투자 대기 자금이 상당액 모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증시에 대한 이해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시장 시스템 역시 체계화돼 있지 않다. 따라서 민 부이사장은 현지 상황에 맞는 단계적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세 곳. 수도, 통신, 항만 관련 공기업들이다. 프놈펜수도공사와 텔레콤캄보디아의 주관사는 동양종금증권이고 시하누빌항만공사의 주관사는 일본계 SBI증권에서 맡고 있다. 민 부이사장은 "오는 12월 개장에 맞춰 최소한 2개 기업은 상장준비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13개 증권사와 2개의 투자자문사가 설립돼 있다.
민 부이사장은 캄보디아 내에 당장 상장해도 될 만한 사기업이 20여개 가량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기업 유치 보다는 아직은 '기다리면서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는 "캄보디아 기업들이 상장의 이점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고 국가 발전과 함께 증시가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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