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 2위 자신..부산 공장 증설에 긍정적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글로벌 성장'에 방점을 찍은 르노삼성 프랑수아 프로보호가 본격 시동을 걸었다. 프랑수아 프로보(43) 신임 사장은 1일 취임식을 갖고 르노삼성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르노삼성의 11번째 생일이었다. 프로보 사장(사진)은 "지속적으로 품질을 강화하고 협력사와 협력을 다져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프로보 사장은 제롬 스톨(2000년 9월~2006년 2월), 장 마리 위르띠제(2006년 2월~2011년 9월)를 잇는 르노삼성의 3번째 CEO다. 스톨 전 사장이 르노삼성의 초석을 다졌고 위르띠제 전 사장이 입지를 굳혔다면 신임 사장은 글로벌 성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지속적인 품질 강화, 협력사와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신임 사장 취임으로 당장 한국GM과의 2위 싸움이 볼만해졌다. 그동안 르노삼성은 현대기아차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올 들어 한국GM이 쉐보레를 밀어붙이면서 3위로 밀렸다. 1~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한국GM이 9만3483대, 르노삼성이 7만3678대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뉴 QM5(7월)와 올뉴 SM7(8월)가 인기를 얻으면서 반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올뉴 SM7은 출시 2주만에 2665대가 판매되며 흥행 몰이를 예고했다. 르노삼성은 한국GM이 소형차 라인업 중심인데다 신차 효과도 잦아들었다고 판단하며 "내용면에선 실질적인 2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로보 사장도 "르노삼성은 의심할 수 없는 2위"라며 2위 복귀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신임 사장에겐 임계점에 달한 부산 공장도 고민거리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 대수(UPH)는 64대 수준으로, 연간 생산량 30만대에 이미 육박했다. 반면 수출은 지속적으로 늘어 8월 수출량이 1만6253대로 전년동기 대비 86%나 성장했다. 신임 사장 스스로 글로벌 성장을 강조한 만큼 생산량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엔 전기차도 양산해야 한다. 업계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2공장 설립보다는 라인 증설을 통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르노삼성측도 공장 증설과 관련한 신임 사장의 의중이 "부정보다는 긍정에 가깝다"고 답했다.
최근 설립된 노조와의 관계 구축도 과제다. 프로보 사장은 "유럽에서는 노조와 대화가 매우 자연스럽다"며 "그런 경험이 있는 만큼 노조와 관계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노조가 제2공장 신축을 요구하고 있어 초반 기싸움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프로보 사장은 2002년 프랑스 르노 본사에 입사한 뒤 르노포르투갈 영업총괄(2005년), 르노본사 마케팅기획 담당(2008년), 르노러시아 부사장(2010년)을 역임한 '유럽통'이다. 그는 "르노 본사에서도 르노삼성은 기술이나 품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 품질과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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