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민주당은 9년 만에 찾아온 서울시장 탈환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후보 선출 방식을 놓고 당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계파간 후보 밀어주기가 본격화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먼저 후보 선출 방식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손학규 대표와 재야 시민사회가 중심이 된 '혁신과 통합'은 '통합후보론'에 무게를 둔 반면, 정동영ㆍ천정배 최고위원 등 '민주희망2012' 측은 선(先) 경선 후(後) 통합(단일화)을 요구하고 있다.
야4당과 시민사회는 손 대표가 제안한 '통합후보추진위원회' 구성에 제안했고 31일 첫 실무회의에 이어 다음 달 초 각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위원회에서 결정한 방식에 따라 당내 경선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계파별 지지하는 후보들도 점차 표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친노(친노무현)그룹과 '혁신과 통합'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한 친노인사는 "한 전 총리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로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며 "추대론은 한 전 총리를 깎아내리기 위한 험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친노 일각에서는 한 전 총리가 10월 초 선고공판이 예정되어 있어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대안으로 원혜영 전 원내대표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주 거주지를 경기도에서 서울로 옮겼다.
'민주희망2012'로 세를 불려온 비주류 측은 천 최고위원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최고위원 등은 천 최고위원의 선 경선론에 힘을 실어주며 주류를 견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손 대표는 지원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찾고 발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향후 야권통합의 시금석이 될 선거인만큼 통합후보이자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가 지난달 초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와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회동 시기가 주민투표 이전으로 야권통합에 대한 의견교환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최근 박 변호사가 시민사회의 보궐선거 출마 권유를 고심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박 변호사는 현재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있으며 오는 10일께 산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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