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거점지역을 장악,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가 함락됐다. 자신의 '입'역할을 하던 국영 알자마히리야 TV는 물론 카다피군과 치열한 교전 끝에 바브 알 아지지아 요새를 장악하기도 했다.
카다피가 은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까지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반군는 리비아내 두번째 규모의 정제시설 자이야흐에 대한 전면적인 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국제사회는 독재정권의 몰락을 환영하며 카다피 이후의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자국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지 셈법이 복잡하다.
세계 12번째 석유수출국으로 하루 원유 160만배럴을 생산해왔던 산유국인 리비아는 지난 2월 내전 발생 이후 생산량이 하루 5만~6만 배럴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리비아 원유생산이 정상 복귀하면 내 차 기름값은 얼마나 내려갈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 석유시장은 리비아 원유 생산 정상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수입하고 있는 원유는 2008년 이후 3년째 사우디, UAE, 쿠웨이트, 이란, 카타르 등이 비중 70%에 달하고 있다.
LNG도 지난해 카타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오만, 러시아 등 5개국이 전체 수입량 가운데 75%를 차지한다.
그동안 리비아는 원유의 85%를 유럽 지역에 수출해왔고, 이 가운데 3분의1 이상을 이탈리아가 수입했다.
다만 국제 원유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국제 원유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유시설 복구 등 단기간 가능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리바아 전 석유장관인 쇼크리 그하넘은 "내전에 따른 약탈과 파괴로 지금 당장 생산량을 늘릴 수는 없지만 향후 3~4개월 내에 하루 4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도 "이전 생산량으로 회복하려면 2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한바 있다.
반군측 국영석유사인 아고코사 홍보담당관인 아브다리자일 아요프는 "근로자들에 대한 치안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조업 재개는 더욱 더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알리 타르후니 재무·석유장관은 "국영석유공사(NOC)는 2~3주일 내로 하루 약 50만~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혀, 다소 희망적인 분위기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4센트 오른 배럴당 85.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57센트 상승한 배럴당 110.72달러를 기록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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