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들, 값인상에 대체 추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커피 전문점들이 최근 우유 가격 인상과 관련해 일부 제품에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4월부터 우유 대신 저지방우유·두유 선택 시 500원 추가 금액을 내야 했던 것을 없앴다. 두유로 선택 폭을 넓힌 결과 매장 내 두유 사용량이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스타벅스 측은 원가 부담이 커지기는 했지만 가격 인상 쪽으로 손을 대는 것보다는 낫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올 초 우유파동 이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서울우유, 푸르밀, 매일유업 등 공급처를 다변화했다”며 “가격 인상은 최대한 자제할 계획이며 단, 우유가 들어가는 모든 제품에는 두유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에서 지난 12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아메리카노로 총 6400만잔 판매됐지만 그 외 판매량 2~4위 제품은 모두 우유가 들어가는 카페 라테(5600만잔), 캐러멜 마키아토(3000만잔), 카페 모카(2100만잔)다.
비커피 제품도 그린티 프라푸치노(940만잔), 시그니처 초콜릿(740만잔), 그린티 라테(약 470만잔), 차이티 라테(약 410만잔) 등 모두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들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해 우유 공급가격 인상 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원유가격 인상으로 인해 연내 커피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탐앤탐스도 우유 수급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올 초부터 두유 대체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월에 이미 가격 조정을 한 터라 적어도 연내 가격에는 손대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근처 마트에서 급히 차입해왔을 정도로 이번 우유 공급 불안 때문에 진땀을 뺐다”며 “맛이 중요하기에 어느 제품에 두유를 쓸지 테스트를 해봐야 하겠지만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SPC는 파스쿠찌의 현재 가격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SPC 관계자는 “우유 비중이 60% 가까이 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나 커피 전문점들의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라떼류 판매 가격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10%가량인데 우유 업체들이 소비자 대상 제품(B2C) 대신 커피 전문점 같은 기업 간 거래(B2B) 제품 가격을 우선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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