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가 폭락한 반면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9일 온스당 1880달러를 기록한 금값은 연말에는 2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금값은 거품이 짠 뜩 낀 것으로 이르면 9월 초 조정을 받아 172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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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연속 상승, 온스당 1880달러 돌파=19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금 12월 인도분은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881.4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전 거래일에 비해 30.20달러(1.7%) 오른 온스당 1852.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금값은 이번 한주 동안 6.3% 올랐으며 이는 2009년 2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큰 것이다. 이달들어서는 14% 올랐다.
금은 예상보다 나쁜 미국의 경제 지표와 유럽의 부채위기 때문에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카고의 MF글로벌홀딩스 분석가인 톰 폴릭키(Tom Pawlicki)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신뢰부족이 사람들을 금 쪽으로 밀고 있다”면서 “ 금은 지도자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부채위기를 풀지 못하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원자재 가격 폭락을 정확히 예측한 이코노미스트인 데니스 가트먼은 19일 가트먼레터에서 “금은 현재 세계 화폐”라면서 “이는 현재 세계의 재정문제해결에 관한한 통화 및 재정당국이 옳은 것은 하지 않고 틀린 것만 하고 있다고 세상이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주가하락과 화폐 평가절하, 소비자물가 상승으로부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금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금은 부채위기와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속에서 다음주에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CICC의 차이홍규 애널리스트는 “중기로는 세계 통화시스템 혼란과 장기 인플레이션 위협이 화폐와 인플레이션헤지수단이라는 금의 자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등의 수요증가도 2000달러 간다”=금값 상승에는 각국의 소비증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금소비국인 인도가 투자수요 증가에 따라 금수입량을 크게 늘리고,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매입을 늘리고 있어 금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인도의 금 수입량은 투자수요 증가로 1000t에 이를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인도 투자자들 역시 인플레이션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한 헤징 수단으로 금을 사고 있다.
인도 봄베이금협회의 프리트비라지 코타리 회장은 이날 인도남부 케랄라주 코발람에서 열린 금컨퍼런스에서 기자들을 만나 올해 금수입량은 950~1000t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인도의 금 소비는 지난해 963.1t으로 사상 최고치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금 수입량도 사상 최대인 958t으로 증가했다.
블룸버그토신은 “인도의 금수입량 증가는 금값상승세를 연장할 것”이라면서 “금은 유럽의 국가부채 위기와 미국 경제 둔화 우려가 피난처 수요를 촉발함에 따라 11년 연속 상승을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타리 회장은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심하고, 부동산 가겨은 너무 높아 사람들이 금을 투자대상으로 선택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비는 잘 왔다. 우리는 올해 수확기에 수요가 좋기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의 금매입은 2분기중 60% 증가한 267t 으로 1년 전(167t) 같은 기간에 비해 60% 나 불어났다고 WGC는 18일 밝혔다. 특히 투자수요는 2분기중 78% 증가한 108.5t으로 급증했다.
코타리는 중앙은행의 금매입과 경제침체로 피난처인 금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연말에는 온스당 20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 ETF가 금보유량을 지난 8일 사상 최고치로 늘렸고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을 사들이고 있는 추세여서 그의 예상은 적중할 가능성이 높다.
억만 장자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는 올해 금ETF인 SPDR골드트러스트 보유지분을 줄였으나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인 존 폴슨 폴슨앤코 회장은 최대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WGC에 따르면 각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금보유량은 7월 말 현재 3만684t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들은 올들어 5월까지 81억8000만 달러어치의 금 155t을 보유고에 추가했으며 내년에도 순매수를 할 것으로 WGC는 내다봤다.
◆“9월중 8%하락한 후 다시 오를 것”=그러나 현재의 금값은 거품이며 조만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신중한 견해도 있다. 특히 이르면 9월 초에 금값은 온스당 1720달러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금전문가이자 INTL커모더티스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로즈(Jeffrey Rhodes) 는 이 날 컨퍼런스에서 “금은 틀림없이 거품의 영역에 있다”면서 “거품이 터질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공기가 조금 빠질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나무는 하늘까지 자랄수는 없다”는 비유로 가격하락을 예상했다.
로즈 CEO는 “금값은 온스당 1725달러까지 떨어진뒤 경주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 매수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매수자가 위험부담을 지는 시장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름들이 금을 사고 있지만 왜 금을 사야 하는 지 모르고 금을 사고 있다는 게 문제이며 이는 고전적인 거품의 징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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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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