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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백기' 조남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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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국민 호소문 "퇴직자 3년내 재고용" 제안
"타협 없다" 의지 보이더니, 압박 거세자 사실상 '투항'
재계 "정치ㆍ사회단체 기업 길들이기 거세질 것" 우려


또 다시 '백기' 조남호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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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또 다시 백기를 들었다.

1999년 한진중공업 대표이사(부회장) 부임 직후 벌어진 노조의 총파업에 굴복한 뒤 11년만이다. 3년여 넘게 끌어온 이번 정리해고 사태에서 조 회장은 불법 파업에 타협하지 않고 회사 경영의 독립성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지난 8일 해외 체류 52일 만에 귀국한 조 회장은 10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호소문을 통해 "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촉발된 문제에 대한 사과와 함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나는 희망퇴직자들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자녀 학자금 지원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제안이 이행되면 희망퇴직자는 퇴직금과는 별도로 최대 22개월분의 퇴직 위로금, 미취학 아동을 포함한 자녀 2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드는 학자금 전액을 지원받게 된다. 이는 이미 회사측이 밝힌 것과 동일하다.


문제는 퇴직자들의 재고용을 새롭게 언급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노조와의 합의 내용을 철저히 준수하고 정상화될 때까지 현재의 고용수준을 유지해 나가겠다"며 "3년내 경영정상화를 이뤄 퇴직자들을 재고용 하겠다"고 말했다. 3년내 재고용은 지난 6월 27일 체결한 노사합의서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영도조선소의 가장 큰 문제중 하나가 직원들의 고임금이었다. 고임금은 선박 건조 비용을 높여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요인이 됐다. 2009년 사무직에 이어 지난해 생산직 근로자를 정리해고 하려고 했던 이유기도 하다.


그런데, 조 회장은 노조와 정치권, 노동단체들의 압박과 타협하기 위해 '3년내 재고용' 카드를 제시했다. 재계는 이를 두고 갈등을 재발시킬 수 있는 불씨를 남겨놨다는 의견을 내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고용과 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은 회사 경영진의 고유 권한임에도 불구하고 한진중공업은 결국 이를 관철시키지 못했다"며 "조 회장의 결정으로 향후 외부세력의 기업 길들이기가 확대돼 회사 경영의 불안요소로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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