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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대선 테마주와 폭탄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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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2007년, 코스닥시장의 최고 테마는 대운하 테마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시 대운하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중소 건설사 일부가 10배에서 30배까지 폭등했다. 이 대운하 테마는 이후 4대강 테마로 이름을 바꾸면서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수해로 인해 4대강 지류 및 지천 정비공사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다시 동반 급등하는 양상이다.


이 대운하 테마 영향이 워낙 강했던 탓인지 차기 대선 후보 테마주 찾기는 지난해부터 활기를 띄었다. 유력 후보들과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종목들은 후보의 이름이 달린 테마주로 명함을 내밀었다. 대선 레이스 부동의 선두주자 박근혜주를 필두로 손학규주, 유시민주 등이 해당 후보의 인기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다. 최근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문재인주 열풍이 불기도 했다.

테마주에 합류하는 이유도 2007년 대운하 테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당시 대운하 테마가 된 종목들의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삼호개발 이화공영 동신건설은 수정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테마에 합류했다. 삼목정공은 철재거푸집을 생산한다는 이유였다. 울트라건설은 1990년대 북악터널 공사를 했다는 점이 부각되며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려면 소백산맥을 터널로 뚫어야 한다는 논리가 먹혔다.


2011년 가장 광범위하고 막강한 대선 테마주인 박근혜 테마도 비슷하다. 박 전대표가 지난해 복지를 화두로 들고 나오면서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등 육아관련 업체들이 이름을 올렸다. 요즘은 노인복지와 관련해 세운메디칼 등 의료업체들이 부각되고 있다. 박 전대표가 물 산업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시노펙스, 젠트로 등 물관련 업체들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테마주에 이름을 올리기만 하면 주가가 오르다보니 관련주 찾기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도 4년전과 비슷하다. 대표적인 게 인맥 테마다. 박근혜 전대표의 친인척이 운영한다, 사장이 문재인 이사장과 동창이다 등의 제보가 빗발친다. 이런게 시장에 회자되면 주가가 오르니 투자자들은 더 안달이다.


하지만 투자자들도, 회사도 이같은 테마주 열풍이 '폭탄 돌리기'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대운하 테마가 한창이던 2007년, 홈센타와 이화공영 대주주는 지분 일부를 처분해 수백억원을 손에 쥐었다.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박근혜 복지테마 대장주로 부각되며 지난해 3000원대에서 최근 1만5000원대로 오른 아가방컴퍼니의 손석효 회장 등 경영진은 보유지분 10% 가량을 팔아 40억원을 현금화했다.


한달새에도 2~3배씩 오르는 대선 테마주의 유혹은 달콤하다. 발빠른 매매로 적지 않은 차익을 남기는 투자자들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거품으로 형성된 주가가 유지되기는 힘들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 회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영진들이 주식을 왜 파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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