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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르포]"특근 풀로 뛰어도 주문 두달치 밀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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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은 기업을 못 이긴다]
(7) 현대모비스 아산 모듈 공장

[산업현장 르포]"특근 풀로 뛰어도 주문 두달치 밀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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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달 특근 체계를 풀로 가동했는데 여전히 주문량이 2개월여 밀려 있습니다. 2012년형 YF쏘나타가 근래 출시돼 하반기에는 더 정신없을 것 같네요."

서울에서 1시간 30분을 차로 내달려 도착한 충남 아산의 현대모비스 모듈 공장. 이곳에서 만난 조성연 공장장은 찌는 무더위를 느낄 겨를도 없다며 '행복한 한숨'을 내쉬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위치한 아산 모듈 공장은 1만4940평 대지에 연 면적 4330평 규모로, 현대모비스 모듈 공장 가운데 유일하게 자동차 3대 핵심 부품(운전석·섀시·프론트엔드 모듈)을 생산하는 '첨병 기지'다.


특히 현대차의 주력 차종인 YF쏘나타와 그랜저HG의 핵심 모듈 생산을 '전담 마크'하고 있어 판매 실적을 가늠할 만한 '바로미터' 공장이기도 하다. 연간 생산 능력은 30만대에 이른다.

[산업현장 르포]"특근 풀로 뛰어도 주문 두달치 밀렸어요"

공장에 들어서자 200여명의 낮 근무 직원들이 모듈 조립 라인을 바쁘게 돌리고 있었다. 더욱이 지난 15일부터 2012년식 신형 쏘나타 출고가 시작되면서 내수 물량이 더 늘어난 데다 해외 수출 호황으로 그야말로 황금기를 맞게 됐다는 설명이다. 조 공장장은 "하반기 물량 공세에 대비해 휴가철을 전후로 설비 점검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첫 라인에서는 '모듈의 꽃'이라 불리는 운전석 모듈을 생산 중이었다. 이 모듈에 들어가는 부품만 70여개다. 공정은 44군데를 거쳐야 한다. 몸통이 되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시작으로 히터와 에어컨, 계기판 및 오디오, 에어백이 차례로 장착되면서 운전석 모듈이 완성됐다.


조 공장장은 "현대모비스가 자랑하는 직서열 방식(JIS) 덕분에 한 개의 라인에서 다양한 사양에 맞춰 모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JIS란 현대차가 완성차를 생산하는 동일한 시간대에 현대모비스에서는 해당 차량에 탑재될 모듈을 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을 뜻한다. 그는 "완성차 생산 공정과 같은 시간대에 부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실시간 발주에 따른 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산업현장 르포]"특근 풀로 뛰어도 주문 두달치 밀렸어요"


하지만 하나의 라인에서 YF쏘나타와 그랜저HG 혹은 내수용과 수출용 등 여러 가지 차량이 동시다발적으로 생산되는 시스템이다 보니 자칫 품질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종 부품이 들어갈 경우 차량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 이에 대해 조 공장장은 "이종 부품 탑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품질 안전 보증 시스템을 공정 라인마다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로는 바코드 시스템이다. 컨베어 벨트로 옮긴 부품에 부착된 바코드를 리더기로 읽으면 '삑' 소리와 함께 작업자 시선 앞의 LCD 모니터에 고유 번호와 부품 정보가 떴다. 작업 중인 차량에 탑재될 부품이 맞으면 'OK' 사인이 나는 반면 일치하지 않을 땐 'NG' 표시와 함께 다음 공정을 진행할 수 없도록 했다. 전장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에코스(ECOS) 시스템도 까다로운 통과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운전석 모듈 옆에 위치한 섀시와 프런트엔드 모듈 라인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는 우수 사원의 사진과 공적을 붙인 게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1월부터 매월 실시한 우수 사원 포상제인데 선정 대상자에게는 전용 주차장 이용의 특혜가 주어진다고 한다. 조 공장장은 "공장에서 개선할 만한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제시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이곳에서 처음 시작을 했는데 고위 경영진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타 공장으로 확대 적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공장을 둘러보는 내내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지난 연말부터 도입한 물류 자동화 설비 덕분이었다. 아산 모듈 공장에는 라인 옆에 쌓인 부품이 없다. 대신 트롤리 컨베어 시스템을 통해 자재 관리를 하는데 작업의 라인 1m 거리까지 자동으로 부품 운반이 가능했다.


체결력(締結力) 관리 시스템도 아산 모듈 공장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조 공장장은 "모듈은 여러 부품이 조립된 만큼 체결 부위가 얼마나 적당한 힘으로 결속이 됐느냐가 중요한 품질 확보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특히 각각 230여개, 30여개 부품이 하나로 합쳐져 완성되는 섀시와 프런트엔드 모듈은 주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부품과 부품을 정확하게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조 공장장의 설명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생산된 모듈은 완성차 출고 후 23년 동안 이력이 컴퓨터에 보관된다. 향후 자동차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하우다.




아산(충남)=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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