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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에 피어난 ‘기계도시’ 창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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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영 명예회장의 한 서린 종합기계 단지 활발한 움직임
제조업 메카로 명성 쌓으며 새로운 도전


35년 만에 피어난 ‘기계도시’ 창원의 꿈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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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마산 앞바다를 마주하고 창원시 귀곡동 해안에 자리 잡은 456만1984㎡(138만평) 규모의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지난 15일 오후 이곳에 소재한 원자력 1공장에 도착하니 일렬로 늘어서 제작되고 있는 거대한 증기발생기가 눈을 압도했다. 거대한 원통형 철재 여러 개를 이어 만든 설비는 사람이 일일이 용접을 해 접합하는데, 이날도 증기발생기 접합부위 외부에 둥근 가스버너가 용접에 맞도록 열을 가하고, 내부에서는 직원이 용접작업을 하고 있었다. 외부에서 가열되는 열과, 용접불꽃에서 발생되는 열이 빠져나갈 구멍은 들어왔던 입구 뿐. 바라만 봐도 직원이 감내해야 할 엄청난 더위가 느껴진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중국과 미국, 국내 신고리·신울진 원전에 제공할 원자로 3기와 증기발생기 10기를 완성해 공급하고, 작업이 끝나는 대로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주한 증기발생기와 원자로 제작에 순차적으로 인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UAE 원전용 설비 공정률은 20% 수준으로, 앞으로 UAE 원전 설비 제작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창원공장은 올해로 착공 35년을 맞는다. 사람 나이 서른다섯은 사회의 중추로서 한창 뛰어다닐 때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주고에 힘입어 창원공장내 4000여명의 임직원들은 하반기부터 야근을 해야 할 만큼 바쁘게 뛰고 있다.


35년 만에 피어난 ‘기계도시’ 창원의 꿈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전경


두산그룹에 의해 꽃을 피우고 있는 이곳은 35년전 현대양행이라는 회사가 처음 터를 닦았다.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정인영 당시 현대양행 사장(전 한라그룹 명예회장)은 1976년 국내 최초 기계공업단지인 창원에 3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종합기계공장을 착공했다. 정부도 발전설비 부문을 현대양행으로 일원화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로비를 펼치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이 부문에 참여하자 독점 발주를 기대하고 막대한 투자를 했던 현대양행은 엄청난 피해를 봤다.


결국 1979년 5월 정부의 중화학 부문 투자조정조치에 따라 현대중공업에 넘어갔다가 1980년 초 집권한 신군부에 의해 대우로 주인이 바뀌었다. 하지만 석 달 만에 대우가 경영을 포기하면서 공기업 한국중공업으로 바뀌었고, 정 회장은 준공을 보지 못했다.


공기업 한국중공업은 발전부문 공사를 독점한 덕분에 화력 및 원자력발전 부문에서 기술력을 쌓아나갔고, 1990년대부터 중국 및 원전 종주국인 미국 등에 원전 주기기를 수출했다. 그러나 공기업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1980년대 중반부터 만성 경영적자 상태에 빠진 회사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하다가 20년 만에 2000년 12월 두산그룹에 인수됨으로써 민간기업 두산중공업으로 재탄생했다.


35년 만에 피어난 ‘기계도시’ 창원의 꿈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전경


20일은 정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5주년이다. 비록 직접 일으키지 못했으나 35년 만에 창원공장은 지역은 물론 두산그룹을 대표하는 사업장이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이 영원히 지속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글로벌 원전기업의 견제가 거세지고 있는데다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STX 등 중공업 후발주자들이 속속 두산중공업의 영역으로 손을 뻗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동 두산중공업 원자력 1공장장은 “우리만이 보유한 일괄생산 시스템과 제작 노하우를 토대로 이 분야 선두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및 설비 확충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풍력 발전 및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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