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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선생님 믿고 육상 한 번 해보자.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어."
반신반의했다. 육상을 하던 초등학교 시절, 처음 농구 제의를 받을 때도 그랬다. 처음엔 잘 될 줄 알았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06년 여자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당시 최강팀 우리은행에 지명됐을 때만 해도 핑크빛이었다.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 MVP를 거머쥔 혼혈 선수 하인스 워드 열풍과 맞물려 더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시즌 동안 4경기서 평균 1점 1리바운드 기록. 미련없이 농구공을 놓았다. 당장 살 길이 막막했다. 끝도 없는 어두운 터널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다. 그때 걸려온 이준 전 우리은행 농구팀 트레이너의 전화는 고요했던 그의 심장을 다시 두방망이질치게 만들었다.
혼혈선수 장예은(24·김포시청)이 다시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한다. 장예은은 지난 6월 10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800m 결승에서 2분12초7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육상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것이다. 1600m 계주까지 2관왕. 경기장에서 난생처음 "사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어떻게 사인을 해야할 지 몰라 그냥 또박또박 이름을 썼어요. 그랬더니 '사인 연습 많이 하셔야겠네요' 하고 가시더라고요. 그래도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하하" 첫 도전에 성공한 그는 이제 무서울 것도, 두려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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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최고의 다리야. 잘 했어, 참 잘 했어"
2006년 농구팀에 갓 입단한 열아홉의 장예은도 지금처럼 환하게 웃었다. 늘 언니들을 재미있게 해주려 했고 얼굴에 웃음을 달고 살았다. 헌데 지금은 그때 없던 자신감이 더해졌다. 예뻐졌고 아름다워졌다.
"언니들이 많이 밝아지고 예뻐졌대요. 농구할 때는 속으로 항상 불안했는데 이제 자신감이 좀 생겼거든요. 사실 제가 원래 좀 잘생긴 얼굴이잖아요. 엄마가, 넌 입만 좀 들어가면 미스유니버스 감이라고 하셨거든요, 하하하."
지금은 웃고 있지만 육상을 시작하고 1년 간은 눈물의 나날이었다. 수직 운동인 농구로 단련된 근육을 수평의 '육상용 근육'으로 만들어야 했다. 근육을 처음부터 다시 뜯어고치는 훈련은 '지옥'이라는 표현도 부족했다.
"허벅지 근육이 다 터졌어요. 버스 계단을 오르지 못해 두 손으로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렸죠. 아프고 두려운 마음에 매일같이 울었어요. 그래도 집에 오면 제 다리를 보고 얘기해요. '너는 최고의 다리야. 잘했어, 참 잘했어. 조금만 더 참으면 돼'라고."
육체적인 고통도 컸지만 심리적인 외로움도 컸다. 단체운동을 하다가 트랙 위에서 혼자 싸우는 육상은 그를 더 지치게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된 건 어머니 장영심 씨(56)의 기도였다. 아직도 고혈압과 당뇨, 협심증과 싸우는 장 씨는 절박한 마음에 무리한 욕심을 내는 그에게 "예은아, 욕심부리지 마. 엄마가 기도로 밀어줄게"라며 상처입은 딸의 마음을 살살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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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그리움? 뱃속 깊이 묻어뒀어요"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흑인 혼혈이다.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는 그가 4살 되던 해에 3살, 2살이던 두 남동생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났다. 가끔씩 편지와 사진을 주고 받았지만 그마저도 작년에 끊겼다. 동생들은 미국에 오지 않는 누나를 서운해 한다고 했다. 어머니는 언젠가는 만나러 가야하니 영어공부 좀 하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그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립죠. 생각하면 아프죠. 아프니까 저 뱃 속 밑에다가 숨겨놓고 있는 거에요. 하지만 내가 잘 돼야 만나는 거잖아요. 지금은 아직 아니에요. 내가 좀더 잘 된 후 그때 떳떳하게 미국으로 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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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CEO, 올림픽 챔피언..꿈이 많아 행복해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코 앞에 다가왔다. 아직은 그를 위한 무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생각만 해도 신이 난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 나가고, 내게 육상을 권유했던 선생님 말마따나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너무나도 많고 해낼 자신도 있다.
한 행사를 통해 알게 된 이미경 CJ 부회장의 메시지는 그에게 큰 힘이 된다. 몇 년 전 이 부회장은 장예은이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답장을 보냈다. "근면하고 성실하면 예은 선수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에요." 단 한 줄의 짧은 멘트였지만 그의 가슴을 쿵 하고 때렸다.
"그 전까지는 근면, 성실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 카드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죠. 바로 다음날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나 혼자 훈련을 시작했어요. 저도 여성 CEO인 이미경 부회장님처럼 '육상 CEO'가 되지 말란 법 없잖아요? 하하." 이 부회장의 크리스마스 카드는 그의 책상 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세워져 있다.
그는 이제 400m와 800m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원협 김포시청 감독은 "순발력이 모자란 대신 스피드와 지구력이 좋다. 요즘 중장거리 선수들에게도 단거리 선수 못지 않은 스피드가 중요한데 예은이가 제격이다. 올해 동계훈련은 800m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국기록은 허연정(고양시청)이 갖고 있는 2분4초12. 장예은의 개인 최고기록인 2분11초43는 그에 한참 못미친다. 하지만 그는 왠지 모를 자신감에 넘친다.
"나는, 피부색도 다르잖아요. 까맣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의 그런 시선 속에서도 여기까지 왔어요. 그런 제가 이제 뭘 못하겠어요. 한번 태어났는데 끝까지 해봐야죠. 꿈은 크고 갈 길은 멀지만 뛰다 보니 욕심이 생겨요. 포기하지 않고 나가면 언젠가 다 이룰 수 있을 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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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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