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지금은 '서머랠리' 중?
두 달여간의 지루했던 조정이 마무리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잠잠했던 외국인이 다시 한국 주식을 사 담기 시작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일주일 만에 82포인트 넘게 뛰었고 시가총액은 50조원이 불어났다.
기나긴 여름휴가를 보내는 선진국 펀드매니저들이 휴가를 떠나기 전 미리 주식을 사두면서 찾아온다는 초여름 강세장 '서머랠리'가 시작된 것일까?
하지만 정작 시장이 반등하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려 온 시장 참여자들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주가지수를 다시 끌어내릴 수 있는 미래의 변수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즉 현재를 충실히 살라는 경구가 적용되기 힘든 곳이 바로 주식시장 아니겠는가.
아울러 그리스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 등 각종 대외변수에 국내 주식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조정이 과도하다'고 외쳤던 시장 전문가들의 셈법도 다시 복잡해졌다.
5일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밝음에는 반드시 어둠이 따른다"며 ▲그리스 2차 구제금융에 대한 합의가 늦어질 가능성 ▲중국 정부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에 따른 경착륙 논란 재현 가능성 ▲미국 고용지표의 늦은 회복 등이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에도 지난 주와 같은 큰 폭의 상승세가 지속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미국 고용지표 등을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5월 미국 민간부문 취업자 수가 급감하면서 미국 경제의 이중침체(더블딥) 논란이 가속화됐다"며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주 후반으로 갈수록 세계 증시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6월 고용지표는 오는 8일(현지시간) 발표된다.
한범호·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단기 속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속도조절 가능성을 고려하는 '운용의 묘'가 필요한 시기라는 것.
오는 7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2분기 사전 실적 공시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고 영업이익과 주가 사이에 형성되었던 격차도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음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삼성전자 사전 실적 공시를 앞두고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지수가 더 오를 것이라는 목표가 확고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현 시점에서의 매력도가 높은 종목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가 꼽은 유망 업종은 운송, 기계, 조선, 건설 업종 대표주. 미국 ISM제조업지수 개선과 함께 중국 긴축 정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EU와의 FTA로 유럽 시장 경쟁력이 높아진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도 유망하다고 봤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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