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하반기 출발은 산뜻했다.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키면서 위기가 일단락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졌고 국내 경기선행지수도 상승 반전하며 분위기를 돋웠다. 지난주 코스피는 모처럼 국내외의 호재 속에 외국인의 매수세를 이끌어내며 2100선을 회복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633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역시 펀드의 자금 유입세에 투신을 중심으로 8426억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1조279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며 모처럼 차익실현에 나섰다.
여기에 주말 뉴욕에서 불어온 훈풍은 이번주 증시 역시 '서머랠리'의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의 6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예상 밖의 개선세를 나타내며 큰 폭으로 올랐다. 당초 전문가들은 51.8 수준으로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으나, 추정치를 웃도는 수치가 발표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지난 1주일간 다우지수는 5.4%, S&P500지수는 5.6% 오르면서 2009년 7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시장이 유로존 리스크의 단기 봉합과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완화로 다시 한 번 상승 흐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지난 2주간 코스피가 100포인트 가량 올랐기 때문에 단기 반등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아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재정 리스크 이후에는 시장이 경기 리스크에서 벗어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경기 리스크와의 승부도 전망이 어둡지 않다"고 진단했다.
국내 선행지수의 반등에서 볼 수 있듯 국내 모멘텀은 이미 회복세로 접어든 상태고, 미국 경기 모멘텀의 반전을 암시하는 지표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을 감안할 때 당장 크게 호전되기는 어려워도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의 산업생산, 자동차 생산, 제조업 가동률, 제조업 생산 증가율 등이 탄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조업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가능하다"며 "미국의 6월 제조업 지표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감은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서히 다가오는 2분기 어닝시즌에서도 가능성을 볼 수 있다는 평가다.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2분기 실적부진은 이미 지난달 주가 조정을 통해 충분히 선반영됐다는 것.
홍 팀장은 "어닝시즌에 대한 낮아진 눈높이로 기업들의 실제 실적 발표에서는 오히려 부담감이 덜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서프라이즈'를 자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의미에서 이번주 공개될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어닝시즌의 방향타가 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 및 실적 하향과 관련,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에 시장의 이목이 쏠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3조6000억원 가량으로 전망했다. 이 애너리스트는 "IT 업황이 워낙 어렵다 보니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얼마 전까지 극심한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 내외의 하향에 그쳤다는 점에서 시장 리스크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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