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진그룹 일가가 총출동했다.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대한항공 A380 1호기 시범 비행 행사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조현아ㆍ원태ㆍ현민 등 형제가 모두 모여 새 출발을 축하했다.
조 회장은 이날 기내에서 이례적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고객 지향적인 편의 시설을 비행기 곳곳에 설치했다"며 "대한항공이 지향하는 명품 항공사로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회장과 일문일답.
▲도입을 결정한 시기가 안 좋았다. 어렵게 결단을 내렸을 텐데 지금 소감이 어떤가. 여담으로, 오늘처럼 조 회장이 일반석에 앉은 것은 처음일 것 같은데.(웃음)
-옛날에는 (일반석을) 많이 타고 다녔다. 취임 직후 A380 주문을 넣었는데 9.11 사태로 어수선하던 때였다. 하지만 그것은 지역적인 문제였다.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은 텐션(긴장)에 익숙해 가장 먼저 리커버리(회복)를 이룰 수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은 경영자로서 매니지먼트(관리) 기법이다. 좋은 가격에 A380을 살 수 있었다. 비행기 인도가 다소 지연됐지만 항공업 호황기에 받게 돼 타이밍적으로도 매우 좋다고 본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일본의 대지진 여파 등으로 업황이 다소 위축됐다. 시장 전망은.
-지난해는 대한항공 창립 이래 가장 좋았던 해였다. 올해도 무리 없이 출발을 했는데 일본 대지진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중동 사태는 기름 값 상승을 불렀다. 현재 대한항공은 물론 전반적인 분위기가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100달러 미만에서는 대한항공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 작년만큼은 어렵겠지만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의 마켓 쉐어(시장 점유율)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10% 안팎에 불과하다. 비즈니스석을 많이 만든 것도 비즈니스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영업본부에서는 비즈니스석이 많은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로 도입할 A380에도 비슷한 구조로 가려고 생각 중이다.
▲반응이 좋으면 총 10대 외에 추가 도입 계획이 있는지.
-A380만이 최고의 비행기는 아니다. 보잉의 787도 작지만 경제성이 있는 훌륭한 비행기다. 무조건 크고 새롭다고 해서 도입하는 건 아니다. 여러 목적에 의해 다양한 비행기를 추가로 주문을 한 상태다. A380 추가 도입 여부는 나중에 결정할 것이다.
▲대한항공이 40년 가까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비결이 뭔가.
-전 세계 경영학자들은 현재 한국 기업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오너십에 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안정적인 매니지먼트를 유지하는 데 대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1969년 일찍이 민영화에 성공했다. 오늘날 성공의 큰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 당시 아시아 지역 내 10개 항공사 중에서 가장 작았던 대한항공은 온갖 위협 요소 속에서도 유연성을 유지하고 성장해 왔다. 장기적인 안목을 유지할 수 있는 경영진을 믿고 투자를 해 주는 투자자도 큰 힘이다.
인천=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