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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의 이유 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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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훤칠한 키에 다소 싱거워 보이는 인상을 한 소년에게 케네디 대통령은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제 꿈은 외교관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무엇이 될 줄도 모르고 하나하나 성실힌 엮어만 가던 씨줄과 날줄이 확실한 모양새를 드러낸 것이다. 비로서 열아홉 반기문에게 꿈을 설계도가 제대로 그려진 날이었다.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신웅진>


충주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 외국학생의 미국 방문 프로그램(VISTA)에 설발돼 한 달 동안 미국을 방문한면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외교관의 꿈을 키운 반기문 UN 사무총장. 외교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동양인 첫 UN사무총장이 그가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2015년까지 천년개발목표(MDGs) 달성과 UN 차원의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경제성장, 환경보호, 사회 안정 등 구체적인 중간 목표를 제시하면서다.

1944년 충북 음성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가난하지만 공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았던 반 총장은 1970년 서울대 졸업 후 외무고시에 합격한 '지독한 공부벌레'이다. 그의 일대기를 담은 책에도 모두 잠든 밤에 공부하는 기쁨을 묘사하기도 했다. 인도와 미국 대사관 외교통상부 요직을 두루 거쳐 제33대 외교부 장관까지 오른 정통 외교관 출신인 그는 UN최초 한국인 사무총장에 선출되면서 한국 외교계의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임 초기 미국을 비롯한 서방언론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리더십에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잡음 없는 UN사무국의 운영 능력으로 '조용한 리더십'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초 리비아 사태 때에는 UN제제결의안을 이끌었고, 군사제재를 논의하는 서방국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에게 민주화를 강하게 요구하는 등 중동 사태의 적극적인 해결사 역할을 했다.

반 총장은 외교가에서 부지런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숨쉬기' 외에는 운동 한 번 하지 않는다는 그가 외교통상부 장관 재직 시절 해외 출장 마다 바쁜 일정을 거침없이 소화하면서 이를 수행하던 후배 외교관들이 힘에 부쳤다는 후문이다. 철두철미한 업무 수행과 자기 관리로 젊은 외교관들조차 그의 체력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반 총장의 연임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가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하고 나섰고, 중국에서도 공식적인 환영 입장을 보였다. 반 총장이 개발도상국 출신인 만큼 다른 개도국과 선진국간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반 총장은 "한국이 이룬 놀라운 경제 발전과 성숙한 민주화는 UN이 추구하는 이상과 목표를 향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라며 "그만큼 범세계적 도전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한국의 역량과 경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커졌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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