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내년이면 베트남이 락앤락의 심장이 된다. 전 세계에 수출되는 락앤락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수출용 공장으로는 유일하다.
1일 호치민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1시간 30분가량 달려 도착한 연짝 5공단. 포스코, LG 등 국내 대기업들 공장 사이에 락앤락 연짝 공장이 위치해 있다. 7만m²(약 2만2000평) 규모의 대지 위에는 2009년과 지난해 각각 완공한 1,2기 공장이 들어서 있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사람 키를 넘는 대형 사출기와 일렬로 배출되는 플라스틱 통들이 눈에 들어왔다. 락앤락 연짝 공장은 사출기 78대 등 총 81대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매달 물병, 생활용품 등 락앤락 제품 35만개가 이 곳에서 생산된다. 황윤곤 락앤락 이사는 "공장 생산량 중 95% 가량이 수출용"이라며 "나머지 5%는 베트남 직영점 등 현지에서 판매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실질적 수출 전진기지로=락앤락은 내년부터 국내 및 중국 공장 생산물량을 전량 내수로 돌리고 수출용은 베트남에서만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70개국인 수출국은 111개국으로 늘어난다. 베트남을 실질적인 수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배경은 생산기지로서 베트남이 지닌 이점이다. 홍기현 락앤락 베트남 본부장은 "중국은 2008년 법인세 감면이 없어졌지만 베트남은 아직 감면 혜택이 남아있는 등 경영환경이 좋다"며 "중국보다 저렴한 인건비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의 인건비는 월 200~250달러 정도로 중국의 절반 수준이다.
생산의 또 다른 축은 붕따우 지역에 건설 중인 유리공장이다. 내열유리 제품 전문 공장으로 락앤락 글라스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락앤락은 유리 제품을 아웃소싱으로 수급해 왔다. 내열유리는 시중의 강화유리 제품과 달리 열 충격에 강하고 깨질 염려가 없다는 게 락앤락 측 설명이다. 임광빈 락앤락 이사는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포장, 판매까지 일광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며 "자체 공장을 통해 생산하면 기존 대비 생산가를 3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락앤락은 오는 11월 시생산, 내년 1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이면 매년 2200만개의 락앤락 글라스가 이 공장에서 쏟아져 나온다.
락앤락은 추후 추가될 공장 설립을 고려, 현지 부지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공장 3개가 들어서 있는 중국 부지가 25헥타르(ha, 약 7만5000평)인 반면, 베트남에는 현재 보유 중인 부지만 40ha(약12만평)에 달한다. 홍 본부장은 "세제 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부지를 확보해야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만큼 10ha(약 3만평)를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라며 "중국 부지의 2배 가량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급 이미지로 내수 공략=생산기지지만 내수도 신경쓴다. 2008년 베트남 내 첫 직영점을 오픈한 후 구축해온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갈 계획이다. 락앤락은 호치민 시내 부유층이 주 고객인 빈콤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등 주요 백화점 및 몰(mall)에 진출해 왔다. 빈콤백화점의 경우 손님 1인당 평균 구매가가 한화로 90만원에 달하는 등 고급화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게 락앤락 측 분석이다.
락앤락은 오는 2013년이면 공장생산 및 내수를 포함한 베트남 매출이 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종 공장, 물류센터 설립 등에 약 1억2000만 달러의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베트남은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지역을 커버하는 동남아 지역의 본부"라며 "향후 3년 내에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법인 매출이 중국 매출의 절반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치민=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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