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中 근로자 웃으면 美, 유럽 소비자 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에서 근로자 임금이 빠르게 인상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미국, 유럽 기업들이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이 더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동남아 시장에서 제품을 공급 받아 월마트에 의류, 신발 등을 유통하는 홍콩 리앤펑은 최근 5개월 동안 제품 평균 가격을 15% 인상했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수입 제품의 4%는 리앤펑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리앤펑의 가격 인상이 미국 소비자 지갑에 주는 타격은 크다.

미국 의류업체인 갭은 원가 부담이 20%나 늘어나서 올해 하반기 회사의 마진 축소를 각오하고 있다. 미국 명품 브랜드 코치는 제품 생산의 80%를 담당하는 중국의 의존도를 201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베트남, 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의 생산을 늘릴 방침이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마진 축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데에는 매년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는 중국의 임금인상률 영향이 크다.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싼 노동력이 풍부한 동남아 지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은 중국에서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기업 총수들로 북적거리기 일쑤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의 최저 임금이 지난해 87%나 오르는 등 동남아시아에도 임금인상 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어서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TV를 통해 중국의 임금인상 열풍이 동남아시아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인도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덜 오른 편이지만 중국과 비교해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시설이 많이 미약해 기업들의 생산지 이주 결정을 힘들게 하고 있다.


뉴욕 디자이너 의류 브랜드 캐신의 베네트 마들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중국 밖 다른 나라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품질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중국 공장들과 오랫동안 거래를 하며 회사의 구체적인 요구사항들을 맞춰 놓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임금 인상 바람이 거세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어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뿐"이라며 "우리 회사도 임금 인상 때문에 지난해 제품 가격이 25~35% 올랐다"고 덧붙였다.


미국, 유럽 기업들이 중국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중국이 생산 공장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거대 소비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영향도 있다. 늘어난 비용 지출을 감수할 만큼 중국 소비 시장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들은 중국에서 근로자 임금 상승 뿐 아니라 구인난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리앤펑의 브루스 록코위츠 CEO를 비롯해 다른 미국, 유럽 기업 대표들은 임금인상과 구인난 때문에 향후 5년 안에 중국 남동부 지역에 밀집한 '세계의 공장'들이 중국 전역으로 분산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중국 전 지역에서 불고 있는 임금 인상 열풍으로 근로자들이 굳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남동부 지역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