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가 북한의 3대 세습체제를 인정한다는 내부적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체제인정은 물론 북한에 대해 안전보장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를 하면 북한에 대해 안전보장과 함께 경제적 지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보장은 북한이 가장 원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등을 의미하며 이는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3대 세습체제, 다시 말해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제안과 일맥상통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핵포기 문제에 대해 북한이 진정하게, 확고하게 (포기)하겠다는 의견을 국제사회와 합의한다면 내년 3월 26~27일 핵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대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내부적인 조율이후 정책반영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방대 김연수교수는 북한의 3대세습체제 인정에 관해 "단순한 외교적인 뜻으로 내부적으로 정리한듯하다"며 "현재의 남북상황을 비춰보면 정부가 6자회담의 재개는 물론 그랜드바겐 접근법을 시도하겠다는 의도가 내포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북한의 세습체제를 인정한다면 김정일위원장은 체제안정에 대해 안심할 것이며 이를 전제로 국제사회에 나올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김 교수는 또 "2000년 베를린선언때도 인프라 건설등을 언급한 것과 이번 기류는 같은 맥락"이라며 "북한입장에서는 핵이 없다면 리비아사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현 정권을 인정해주기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도 "청와대의 내부결정은 북한이 세습과정에 들어갔다고 보는 관점과 국가로서의 인정하는 부분 두가지가 있다"며 "현 정부는 북한의 3대세습을 인정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외교적 차원의 뜻을 받아들여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일연구원 서재진 원장은 "북한의 현실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의미를 부여할 단계는 아니다"며 "정부의 의도는 단순 비핵화를 하자는 것이지 이를 바탕으로 6자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것은 아닌듯하다"고 말했다.
군당국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천안함과 연평도를 언급한 것은 더이상의 진전보다는 비핵화를 위한 협의만 하자는 것"이라며 "그들의 이념을 존중하자는 것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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