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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들리니>, 듣기 전에 먼저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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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들리니> 11-12회 MBC 토-일 밤 9시 50분
<내 마음이 들리니>가 소통이라는 주제의식을 극화하는 방식은 사실 꽤 단순하다. 청각 장애인을 등장시켜 의미 전달 수단을 넘어 진심의 교류로서의 말의 근본적 의미를 깨우쳐주는 과정은 노골적인 은유에 가까우며, 극의 주제어인 “같이”는 계속해서 반복 각인된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이, 느릿하면서 여백이 많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드라마의 스타일과 맞아 떨어지자 그것은 한편의 동화가 된다. 이 드라마는 앞으로 빠르게 달려야 할 순간에도 자주 발을 멈추고 인물들의 장난 같은 대화에 귀 기울이며, 굵직한 갈등을 만들어내는 극적인 사건보다 때로는 그저 앞에 놓인 풍경들을 조용히 응시하는 것만으로 더 중요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동주(김재원)가 식물원을 산책하며 사물들의 소리를 상상해보는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카메라는 소리 높이지 않고도 그의 상처와 순수를 이해하게 만들며, 영규(정보석)가 ‘물고기 학교 놀이’로 익힌 글자를 마루의 ‘마’로 연결하는 모습을 덤덤히 주시하는 장면은 눈물 없이도 이미 일상이 된 그의 그리움을 전달한다.


이렇듯 응시의 힘으로 애틋한 정서를 쌓아나가는 드라마의 태도는 인물들의 행동에도 그대로 연결된다. 준하(남궁민)가 가족들을 멀리서 지켜보며 눈물을 그렁일 때, 그런 준하를 다시 동주가 바라보며 그를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야한다고 결심할 때, 혹은 우리(황정음)가 현숙(이혜영)과 다투는 동주를 걱정스럽게 바라볼 때, 그들의 시선 자체가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그 가장 극적인 순간은 인물들이 앞선 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돌려 세울 때일 것이다. 가령 11회에서 뒤돌아 가는 준하를 쓰러질 듯 휘청이며 쫒아가던 순금(윤여정)의 모습이나, 우리(황정음)가 동주의 장애를 알아채고 그를 뒤따라가며 이름을 소리쳐 부르던 12회의 엔딩신처럼. 마치 마주보고 입모양을 신중하게 바라보아야만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동주와도 같이, <내 마음이 들리니>는 소통의 전제 조건으로 응시하기를 먼저 가르친다. 그 응시가 마침내 마주보는 눈짓이 될 때 비로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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