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기획재정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3개 부처가 만든 통신요금인하 태스크포스(TF)가 지난달 28일 마지막 회의를 갖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TF 활동은 마무리 됐지만 통신비 인하안 발표는 늦어질 전망이어서 통신 3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에 따르면 통신요금인하 TF 활동을 했던 3개 부처가 논의를 끝내고 사후 처리를 진행중이지만 결과 발표는 빨라야 이달 중순, 늦으면 말까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TF 활동에서 논의된 사안을 좀더 다듬고 위원회 보고 절차도 거쳐야 해 실제 통신요금 인하안을 내 놓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요금인하안은 방통위가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TF 논의에 참가해 다양한 안을 제안하는 선에서 활동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요금 인하안으로 유력한 방안은 ▲가입비의 단계적 폐지 ▲기본료 5~10% 인하 ▲문자메시지 요금 인하 ▲스마트폰 요금제 개편 ▲모듈형 신규 요금제 등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회의에서 논의된 TF 활동 결과는 최재유 통신정책국장의 부재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국장은 최시중 위원장의 호주, 뉴질랜드 출장에 동행했다.
오는 5일 돌아오면 이번에는 인사로 보직변경을 해야 한다. 현 통신정책국장인 최 국장은 융합정책실장 자리가 내장돼 있다. 최 국장이 인사 전 통신요금인하건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높지만 방통위로서는 인사도 급하고 통신요금인하 마무리도 급하다.
인사 외에도 걸림돌이 있다. 지금까지 TF에서 논의된 사안에 대해 통신 3사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방통위가 통신업계 의견 청취 없이 독단적으로 통신요금인하 방안을 내 놓을 경우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와이브로 행사를 갖고 "꼭 요금을 내려야 한다면 통신망 투자를 정부가 대신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통신요금 인하가 기업의 투자 의욕까지 꺽는 방식으로 추진되서는 안된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3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 놓았다. 성기섭 LG유플러스 전무(CF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금은 롱텀에볼루션(LTE) 망에 투자할 시기인데 요금을 내리면 투자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정부의 요금인하 개입은 최소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아직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안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역시 부정적인 입장이다. 통신 3사는 방통위가 통신요금인하안을 만들기전 통신업계의 의견을 청취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매일같이 기본료 인하, 가입비 폐지, 문자메시지 무료 등 각종 요금인하안이 떠돌면서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통신 업계의 의견들이 반영되지 않은 통신요금인하안이 강제 된다면 오히려 투자를 저해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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