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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너 4세 박진원·박태원 부사장, 승진축하 거절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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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이 승진 아닌 ‘두산’의 인사제도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두산그룹 오너 4세인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산업차량BG장과 박태원 두산건설 전략혁신부문장이 각각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직급이 상승했지만 승진 축하난은 받지 않는다.

지난해 7월부터 실시된 두산그룹의 신 인사정책에 따르면 이들은 승진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두산그룹만 특화된 이 제도로 인해 외부에서는 큰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신 인사정책은 박용현 회장 부임후 도입된 것으로, 상무·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 등으로 나눠 실적에 따라 임원 개인을 승진시키는 타이틀 중심의 인사제도가 아닌 각 임원이 맡은 직무의 중요성에 우선을 두고 직무에 따라 승진을 시키는 게 핵심이다.

즉, 임원을 평가하는 직무평가 방법을 A, B, C, D, E 등 다섯 단계로 나눠 각 단계마다 가장 가치가 높은 직무는 A등급에 낮은 등급은 E등급으로 두는 등 중요성이 높은 순서대로 직무군을 편성했다. 그런데 이 등급에는 부회장은 전부 A등급에, 이사는 E등급식으로 나눈 것이 아니라 같은 부회장이라도 A등급에 속하는 핵심 직무가 있는 반면에 B나 C등급에 속해 직책이 혼합돼 구분됐다. 바로 이점 때문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그룹 인사에서 심규상 두산중공업 사장이 두산엔진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일반인들이 보기에 직책상으로는 승진이지만 두산그룹내에서는 이를 ‘이동’이라고 표현했다. 즉, 두산중공업 사장과 두산엔진 부회장은 직무평가 등급상으로는 같기 때문에 두산그룹의 입장에서는 승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두산그룹은 직책도 상승하면서 임원 당사자의 업그레이드 된 직무를 맡는다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승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다. 지난 1일자로 단행된 인사에서 전무급이었던 김헌탁 두산중공업 건설BG 해외플랜트 총괄이 EPC BG장으로 업무가 바뀌면서 부사장으로 타이틀을 바꾼 것이 승진 사례다.


해당 직무를 맡던 임원이 직무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를 하면 해당 직무 임원을 직급을 상승시켜 준다. 이 때에는 직무의 가치를 높인 수준에 따라 ‘승진’이나 ‘이동’이라는 표현을 구분해 사용한다. 오너 4세인 두 박 전무는 직무는 그대로 이면서 전무급 직책이 부사장으로 직책이 바뀌었지만 이는 승진이 아니다. 반면 김명우 두산중공업 관리부문장은 직무는 그대로지만 해당 직무의 중요성은 높아져 직무의 등급도 올랐고, 직책도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승진했다고 표현했다.


이 같은 방법을 도입한 이유는 직무 평가 방법을 활용해 우수한 능력의 임원을 핵심 사업 부문장에 배치해 비핵심 사업 부문장을 맡은 임원에 비해 보다 많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 때문이다. 핵심과 비핵심의 구분 또한 해당 사업을 얼마나 많이 키워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 위해 덜 중요한 직무에 배치된 임원들도 능력만 발휘하면 보다 더 중요한 직무로 올라설 수 있는 로테이션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임원들에게 보다 진취적인 업무 추진을 하도록 유도하고 성과만큼 보상하겠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직무와 직책이 혼용된 두산의 인사정책이 수많은 오해를 낳고 있다. 두산그룹 임원의 공식 명칭은 ‘OOO담당 부문장’, ‘OOO 책임’이다. 하지만 외부 협력사는 물론 두산그룹 직원들조차 직책인 ‘부회장’, ‘사장’, ‘부사장’이라고 부른다. 연공서열 문화가 강한 한국 정서상 아직은 기존 타이틀이 임원의 수준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타이틀이 바뀐 임원들은 내부에서는 승진이 아닌데 외부에서는 축하 전화나 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외부 행사에 초청장을 보낼 때도 의전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이러다 보니 회사의 제도를 설명해줘야 하는데 바쁜 업무 일정에 이를 알려줄 시간이 없어 그냥 인사를 받고 만다고 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임원인사가 날 때마다 오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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