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HTC·ZTE 등 '뉴파워' 뜨고, 삼성·LG·노키아 등 '빅3'는 부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후발주자의 역할이 컸다'.
올해 1분기 휴대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9.8% 성장한 데 대해 시장조사업체 IDC가 내놓은 분석이다.
IDC의 평가대로 애플, HTC, ZTE 등 후발업체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1분기 휴대폰 시장을 뒤흔든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등 빅3는 시장 평균 성장률을 밑돌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달 30일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휴대폰 판매량을 늘리긴 했지만 전체 평균 성장률을 밑돌았으며, 애플의 성장세와 비교하면 크게 밀리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7000만대로 전년 동기 6430만대보다 증가했다. 휴대폰 판매량이 8.9% 늘어나긴 했지만 전체 평균인 19.8%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은 18.8%로 전년 동기 20.7%보다 감소했다.
같은 기간 통신 부문 매출은 10조6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43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5%로 애플 83%와 비교하면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스마트폰 판매량이 1260만대로 직전 분기 대비 16%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IDC는 "'갤럭시S'의 후속작 '갤럭시S2', 4세대(4G) 스마트폰, 보급형 모델 출시 등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목표치인 5000만대를 무난히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2450만대로 전년 동기 2710만대보다 줄었고 1분기 시장 점유율은 6.6%로 전년 동기 8.7%보다 줄어 부진했다. 다만 LG전자의 통신 부문 1분기 영업손실은 1011억원으로 전분기(2621억원) 대비 적자폭을 61% 줄였다.
IDC는 "LG전자가 2분기에 더 좋은 실적을 내기를 기대하고 있겠지만 신흥국을 포함해 다른 시장에서의 피처폰 판매 감소를 스마트폰 수익으로 메울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노키아의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1억850만대로 전년 동기 1억780만대보다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 시장 점유율도 29.2%로 전년 동기 34.7%에서 감소했다. 이는 자체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의 몰락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선두주자들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이지 못한 반면 애플, HTC, ZTE 등 휴대폰업계의 후발업체들은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가장 눈부신 실적을 기록한 업체는 애플이다. 올해 1~3월 애플의 휴대폰 판매량은 1870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870만대 대비 114.9%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5.0%를 차지해 전년 동기 2.8%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애플은 순익 59억9000만달러(6조4033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이는 1개국 1개 이동통신사 전략에서 선회해 아이폰 판매 채널 확대에 힘을 쏟은 결과로 풀이된다. IDC는 "현재 90개 국가, 186개 이동통신사들이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북미, 서유럽 등 특히 선진국에서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대만 HTC도 신흥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1분기 HTC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9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2% 늘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이며 1분기 순익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6.8% 증가한 148억3000만 대만달러(5588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가형 스마트폰 생산업체로 유명한 중국 ZTE도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1510만대로 전년 동기 1040만대보다 45.2% 증가하며 뛰어난 실적을 나타냈다. 1분기 시장 점유율은 4.1%로 전년 동기 3.3%보다 높아졌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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