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노키아가 각각 스마트폰 운영체제,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부문에서 협력하며 삼각편대를 이룬다. 구글이 태블릿PC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손을 잡은데 이어 세 회사가 연합군을 편성하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로 접어들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지난 12일 개최된 'MIX 2011' 행사에서 퀄컴의 2세대 스마트폰용 CPU '스냅드래곤'을 윈도폰7의 표준 CPU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퀄컴의 2세대 스냅드래곤은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CPU 역할을 하는 코어가 2개 달린 'MSM7x30'과 코어가 1개 내장된 'MSM8x55'는 최대 1.4기가헤르츠(㎓) 속도를 갖고 있으며 모두 '아드레노 205' 그래픽프로세서(GPU)가 탑재된다.
MS가 이미 윈도폰7 진영에 합류한 노키아에 이어 퀄컴을 전략적인 파트너로 선택하면서 '운영체제(OS)=MS', 'CPU=퀄컴', '단말기=노키아'로 이어지는 연합전선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노키아는 직접 개발한 OS '심비안'의 몰락으로 부진의 터널에 빠지자 향후 출시할 모든 단말기 OS에 윈도폰7을 채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구글과 엔비디아의 동맹으로 주춤했던 퀄컴으로서는 반격의 의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구글은 현재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표준 CPU로 엔비디아 '테그라2'를 권장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에서 LG전자, 모토로라, HTC, 아수스, 도시바 등이 공개한 안드로이드기반 태블릿PC는 대부분 테그라2를 장착했다. 퀄컴이 쓰린 속을 달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롭 챈드혹 퀄컴 인터넷 서비스 사장은 "MS의 새 윈도 OS로 만들어진 태블릿PC는 퀄컴에는 굉장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로써 우리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윈도폰7 등 윈도 OS의 밝은 성장 전망도 퀄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의 조사에 따르면 윈도폰은 2015년께 전체 OS 시장의 20.9%를 차지해 구글에 이어 2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45.4%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여기에는 못미치지만 윈도폰7의 연 평균 성장률은 67.1%로 구글(23.8%)의 3배에 이른다. 윈도폰의 성장 잠재력이 그만큼 폭발적이라는 의미다.
삼성, LG 등 국내 단말기 업체들도 윈도폰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연합전선에 속속 뛰어드는 형국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서 윈도폰7의 차기 버전인 '망고'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국내 휴대폰업체의 한 관계자는 "MS는 퀄컴, 구글은 엔비디아를 선택한 가운데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퀄컴과 엔비디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