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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GDP와 맞먹는 中 공공조달시장에 美·EU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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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160조원 규모의 중국 공공조달 시장에 유럽과 미국 기업들의 참여 의지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불투명한 조달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중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ropean Chamber of Commerce in China)는 중국 공공조달 시장에서 외국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고 부정행위가 늘고 있다는데 불만을 제기하고 공공조달시스템의 개혁을 촉구했다.

EUCCC는 "(불투명한) 중국의 정부조달 관련 정책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유럽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국 경제만한 규모의 기회를 잃고 있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유럽 기업들은 EUCCC를 통해 중국 중앙정부 보다는 지방정부에서 외국기업의 조달시장 참여 제한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공공조달 계약이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개의 법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시장 참여 제한이 빈번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 물품 조달 같은 작은 규모의 계약은 정부조달법(government procurement law)에 의해 통제가 되지만 공공 인프라 같은 대규모 계약은 각종 로비의 영향을 받는 입찰법(bidding law)에 따르기 때문에 외국기업들은 큰 규모 공공조달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UCCC의 자끄 드 보아시종 회장은 "모든 공공조달 시장은 국가간 분쟁이 자주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라는 것을 우리도 안다"면서도 "분쟁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은 좀 더 투명한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공공조달 시장 규모를 7조위안(약 1조720억달러·116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세계 각국 기업들의 참여 의지가 강하다.


FT는 유럽 기업들의 중국 공공조달 시장에 대한 불만이 중국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데 주목했다. GPA는 일정금액 이상의 정부조달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건설공사를 발주할 때 외국 업체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조달시장 참여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은 유럽 기업들 뿐만이 아니다. 미국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불평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기업들이 공략하는 중국 시장의 중요 고객이지만, 중국의 각 지역 정부가 공공연하게 자국 기업 육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외국기업의 조달 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 공공조달시장에서 외국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 2009년 말 중국 정부는 자국기업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외국 기업의 정부 조달시장 참여를 막는 '자주혁신 정책'를 내세웠지만, 세계 각국의 비난이 쏟아지자 정책을 철회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도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외국 기업의 정부조달 시장 참여를 막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한 대형 IT기업 경영진은 "우습게도 중국 지방정부들은 여전히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중앙 정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최근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 경영진들과 만난 결과, 모두가 여전히 중국 시장의 문제점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전날 불투명한 중국 공공조달시장 정책을 지적하며 중국에서 사업 하는 미국 기업들이 최근 '산은 높고 황제는 멀다(山高皇帝遠)'는 중국의 속담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 정부의 힘(권한)이 닿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외국 기업 차별을 없애겠다는 중국 정부의 약속이 현실에서는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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