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초과이익공유제를 놓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갈등관계에 있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삼성 안방에서 '초과이익공유제'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정 위원장은 1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의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축사를 통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극복의 과실을 소수 대기업만이 누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동반성장은 사회 양극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작년 상장법인들이 전년대비 73% 늘어난 55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정작 고용의 83%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은 이자갚고 임금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대기업과 협력사의 계약관계가 '을사조약'으로 불린다며 강하게 불공정 거래관행을 비난했다.
대기업이 '갑'입장이라며 협력사는 '을'의 입장인데 계약내용이 불공정해 '을(협력사)이 죽는 계약'이라는 것이다.
단기간에 창의적 혁신사고를 갖추기 힘든 대기업들이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가격경쟁력만 강화하려고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경제계 일각에서 '초과이익공유제'를 포퓰리즘이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당함을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포퓰리즘은 복지메뉴를 찾지 못해 안달 난 일부 정치집단에 붙여줘야 하는 것"이라며 "시장경제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찾는 일, 양극화 확대가 아니라 완화하는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동반성장에 붙일 용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통상적 이익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이익을 낸 경우 대기업들이 임직원 인센티브 외에 협력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비축해 놓고 임직원 고용안정, 교육, 기술개바 등 다양한 협력사 성장방안을 자율적으로 쓰도록 하자는 것이 '초과이익공유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현재는 변화의 출발점에 서 있으며 동반성장은 성숙한 경제로 한단계 더 나아가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삼성이 그 선두에 서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초과이익공유제 포기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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