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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와 멘티, 화학작용의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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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와 멘티, 화학작용의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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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기 잠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떨리는데, 이 위에서 노래를 해야 하는 도전자들은 얼마나 힘들지 모르겠네요.” 생방송 40분 전, 무대로 올라와 관객들과 인사를 나눈 촬영 스태프는 TOP 12가 느낄 중압감을 이야기했지만, 제작진들이 짊어진 부담도 결코 이에 뒤지진 않았을 것이다. 지난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진행된 MBC <위대한 탄생>의 첫 생방송 현장, 생방송이 처음인 도전자들을 무대로 올려 보내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는 본선 첫 걸음의 긴장은 세트를 점검하는 스태프들의 초조한 걸음걸이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후끈 달아 오른 객석의 열기는 스튜디오 앞 쪽을 메운 긴장과 좋은 대비를 이루었다. 앞서 방영된 예선부터 차곡차곡 세를 불린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도전자의 이름만 호명되어도 떠나갈 듯한 함성을 질렀다. 그러나 팬들의 지지가 도전자들에게만 몰린 것은 아니다. <위대한 탄생>에서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그를 지도하는 멘토까지 지지한다는 것과 같다. 촬영 스태프가 “멘토들에게도 응원의 박수를 보내 달라”고 요구하자, 관객들은 도전자들의 이름만큼이나 큰 소리로 멘토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멘토들이 심사뿐 아니라 게임의 일부로 참여하는 <위대한 탄생>의 시스템이 가장 선명하게 부각된 순간이었다.


<위대한 탄생>의 현재를 만든 힘


멘토와 멘티, 화학작용의 120분

무대를 진행하던 촬영 스태프는 Mnet <슈퍼스타K 2>를 의식한 듯 “저희는 다른 방송처럼 60초 후에 공개하는 그런 거 없습니다. 이 긴장감, 끝까지 이끌고 가겠습니다”라는 농담으로 생방송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각 도전자들의 합숙소 공개와 메이크오버 영상은 지나치게 <슈퍼스타K 2>를 의식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멘토 시스템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위대한 탄생>이, 본선에 들어 다시 <슈퍼스타K 2>를 답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조심스레 기자석에서 흘러 나왔다. 기자석의 우려를 뒤집은 것은 도전자들의 무대였다. 첫 번째로 등장한 황지환이 댄서들과 함께 스테이지 전체를 활용하며 공연을 마치자 기자들 사이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결국 본선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은 얼마나 능숙하게 무대를 꾸미느냐 하는 점이고, 첫 단추가 무난하게 꿰어지자 긴장하고 있던 스태프들의 얼굴에도 여유가 돌아왔다.


물론 이 날 방송이 최선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현장에 맞게 조율된 음향은 방송을 통해 무대를 본 시청자들에겐 불만족스러웠고, 사전녹화 분량으로 방송된 특별무대는 정작 현장에서는 결과발표를 준비시키려는 스태프들의 제지로 인해 중간에서 중지됐다. 현장과 방송 중 어디에 방점을 찍을지 헤매는 듯한 인상은 다소 위태로워 보였다. 그럼에도 첫 생방송이 성공적이었다면 그것은 안정된 무대를 보여준 열두 명의 도전자들과, 탈락의 순간 제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기꺼이 무대 위로 올라간 멘토들 덕이다.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 거듭나고, 제자의 당락에 함께 기뻐하는 멘토-멘티 간의 상호작용은 <위대한 탄생>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힘이었다. 기존의 성과를 재확인하고 절반의 아쉬움을 남긴 채, 120분간의 첫 생방송의 현장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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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승한 fourteen@
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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