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등 감안하면 수익성 별로"...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 결정해야
[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분양 단지마다 투자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청약 경쟁률은 수십대 1이 넘고, 한 사람이 2~3채를 계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서 소액 투자로 짭짤한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한화건설이 서울 문정동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송파 한화 오벨리스크'는 1292실 모집에 1만494명이 청약했다.
최근 청약을 받은 서울 서초동 '강남역 아이파크 2차'(90실)에도 5109명이 몰려 평균 56.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아파트보다는 소형 주택을 사서 세를 놓아 매달 안정적인 임대 수입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많이 청약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소형 주거시설의 임대 수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달 전 서울에서 공급된 전용 20㎡짜리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택시기사 박모(48)씨는 요즘 속이 바짝 탄다.
분양업체가 모델하우스에서 제시한 임대수익률(8~9%)만 믿고 덥석 계약했는데, 나중에 꼼꼼히 따져보니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 수준에도 못미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000만원이 넘는 위약금을 물고 해약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박씨가 분양받은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1억4000만원. 대출은 분양가의 40%인 5200만원을 받았다. 이에 대한 대출이자는 연간 308만원(연 이자율 5.5% 적용) 정도다.
준공 후 월세를 놓을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실투자금 8108만원으로 연간 600만원을 버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임대 수익률은 7.4%다.
그런데 여기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게 있다. 세금이다. 오피스텔은 매입가의 4.6%나 되는 취득세를 내야 한다. 부가가치세도 건물분 가격의10%를 부과한다.
여기에 법무사 수수료, 대행료 등을 포함하면 소유권 이전 때 보통 매매가의 5.4%를 세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임대를 놓기 위한 중개 수수료도 감안해야 한다. 주택 임대차의 경우 임대료의 0.5% 이내로 정해져 있지만 오피스텔은 0.9% 이내에서 협의토록 하고 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개 0.5~0.7%를 중개수수료로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경우 세후 수익률은 연 1%포인트 정도 낮아진다”고 말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 60㎡형 미만이라면 취득세가 면세된다. 다만 기존 주택을 보유한 채 매입한다면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등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 임대사업을 하다보면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통 한두 달 빈 공간으로 남겨둘 경우도 생긴다. 이럴 경우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그 기간 동안 수익이 없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도 변수다. 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이자 부담도 커져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대표는 "분양가 수준, 세금, 금리 등 다양한 요소들을 감안하면 초소형 주거시설의 실질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못한 경우도 많다"며 "임대 수요와 세금 등 제반 비용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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