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베트남 정부가 금시장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금괴수출을 금지하자 편법수출과 밀수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금괴 수출을 금지한 이후 금 무역업자들은 금괴를 녹여 거래가 자유로운 반지 등 금 장식품(jewellery)으로 만든 뒤 이를 스위스로 수출하고 있다.
스위스연방세관행정부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약 61t의 금 장식품을 스위스로 수출해 28억 달러를 벌었다. 베트남은 2009년엔 54t을 수출해 20억 달러를 벌었으며, 이미 2008년엔 3.2t을 수출해 7600만 달러를 벌었다. 베트남은 스위스 최대 금 수출국이 됐다.
스위스 세관 통계부의 하산 데미르는 “스위스 회사들은 베트남에서 수입한 금 장식품을 다시 녹여 금괴를 만들어 최고가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최고치에 이른 금값은 베트남 통화의 하락과 함께 베트남 사람들이 금을 더 팔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동화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금 수출을 금지했다.
그렇지만 금값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 밀거래가 성행하고 ‘동화’ 가치는 떨어져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하고 있다.
FT는 “베트남 소비자들과 사업가들은 동화 가치하락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과 달러를 비축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베트남에서 대규모 자본이탈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FT는 “공식 통계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금을 밀수하기 위해 동화를 팔고 있다”면서 “스위스에 금을 팔기 위해 밀수로 금을 사들이는 이런 모순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귀금속 컨설팅회사인 GFMS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캐머런 알렉산더는 "제한이 있을 경우 사람들은 항상 밀수를 하게 마련"이라면서 "지난 2년 동안 태국과 캄보디아,라오스 등은 물론, 중국에서도 상당히 많은 양의 금이 들어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자문회사인 아시아 시장마켓그룹의 설립 파트너인 스캇 로버슨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베트남에서 대부분 스위스로 매년 20억~30억달러의 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세계금위원회 통계는 매년 20억~30억달러의 순유입을 암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수지표를 분석한 결과 베트남 정부의 ‘오차와 누락(errors and omissions)’이란 보고서를 냈는데 여기엔 지난해 베트남의 GDP(국내총생산) 12%인 120억~130억달러가 비공식 경로로 유출됐다고 전했다.
IMF의 베트남 담당 선임대표인 베네익 빙햄은 미확인 유출은 3가지 경우의 문제로 가정된다”면서 “경상수지 적자를 줄였거나, 자본유입을 과장했거나 거주자의 자본유출을 공식 데이터가 잡아내지 못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 국제수지표의 모순을 설명하기 위한 이 모든 것이 결국은 베트남 사람들이 동화를 은행에 저축하는 것보다 금과 달러화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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