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운항 정보 위성 통해 육상서 실시간 모니터링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원격 제어·관리가 가능한 ‘스마트십(Smart Ship)’을 선보였다.
현대중공업은 25일 울산 본사에서 지식경제부 국책과제인 ‘IT기반 선박용 토탈 솔루션 개발’ 완료 보고회를 갖고, 첨단 IT기술이 접목된 ‘스마트십’을 건조했다고 밝혔다.
스마트십은 선박 엔진과 제어기, 각종 기관 등의 운항 정보를 위성을 통해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선박 내 통합시스템을 원격 진단 및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선박이다.
최초의 스마트십은 덴마크 AP몰러가 지난 2008년 발주한 45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으로, 오는 29일 인도돼 첫 항해에 나서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스마트십 기술은 선박 기관감시제어장치(ACONIS-DS)와 항해정보기록장치(VDR), 주 추진제어장치(BMS)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한 독자적인 선박통합통신망(SAN) 구축이 핵심이다.
SAN을 통해 수집·분석·가공한 정보는 선박의 경제적 운항관리는 물론 선박 내 기자재의 재고관리 등 차세대 부가서비스로 연동이 가능하다. 또한 단순 선박의 통합 감시시스템 수준을 넘어 선박 건조와 인도에서 폐선까지 선박의 라이프타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해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스마트십의 핵심기술은 세계 선박의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표준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선박은 통상 선주사가 운용사에 대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선박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므로 경제적 운항관리가 가능한 스마트십은 벌써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AP몰러의 추가적인 요청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건조 예정인 21척의 컨테이너선에 이 시스템을 탑재할 예정이며, 국내 조선사에서 건조할 18척의 컨테이너선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그리스 CMM, 아틀랜틱과도 6척의 스마트십 건조 계약이 이뤄졌다.
앤더스 보에나스 AP몰러 부사장은 “스마트십은 선주의 니즈인 선박의 첨단화와 함께 선박 운항의 효율성을 반영한 차세대 선박으로, 앞으로 건조되는 선박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시영 현대중공업 통합전산실장(부사장)은 “이번 성과가 세계 스마트십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향후 스마트십은 선박 건조 산업 외에도 경제운항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하나의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형태의 매출로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과 조석 지경부 성장동력실장,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박맹우 울산시장, 이철 울산대학교 총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8년 3월 ETRI, 울산대와 공동으로 스마트십 개발에 착수, 3년 만에 완료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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