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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의 몰락이냐, 사태 장기화냐" 리비아 석유시장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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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연합군의 전격 공습으로 리비아 내전사태가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든 가운데 국제사회의 개입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42년 철권통치를 끝낼 수 있을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후 리비아 정국 향방은 곧 리비아 석유산업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선 단기적으로 리비아 석유수출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제사회의 대 리비아 제재가 시작된데다 카다피군과 반군과의 교전 과정에서 주요 정유시설도 파괴됐기 때문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비아 석유 생산은 소요사태 발발 전 일일 160만 배럴의 4분의1 이하로 떨어졌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조만간 리비아 석유 생산과 수출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렌스 이글 JP모건 석유시장애널리스트는 “적어도 향후 몇 년 동안은 리비아 석유생산은 저조한 가운데 불안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제석유시장의 반응은 1991년 걸프전쟁과 2003년 이라크침공 당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한 편이다. 리비아는 세계 12위 산유국이지만 세계 원유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3% 정도다. 시장전문가들은 당장 리비아 석유 차질로 인한 부족분은 사우디 등의 증산으로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석유시장에는 분명한 파장이 미친다. 마이크 위트너 소시에테제네랄 석유시장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연합군의 공습 단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망은 불투명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 석유 생산과 수출이 앞으로 6개월 안에 마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연합군의 공습이 민간인 피해자를 내지 않고, 벼랑끝까지 몰렸던 반정부세력이 다시 규합해 트리폴리의 카다피 정권을 몰아내고 국제사회의 지지 아래 과도정부를 구성해 시민 혁명을 완수하는 것이다.


이 경우 소요사태 발생 후 철수했던 서방의 석유기업들이 사태 이전으로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 벵가지의 반정부세력이 카다피를 몰아낼 경우 이를 지원한 서방 기업들은 확실한 참여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이 서방의 개입은 석유 이권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태가 장기화되고 연합군이 공습을 계속하면서 민간인 피해자가 속출해 아랍권 국가들과 국제사회 여론이 등을 돌리는 경우다. 이 경우 연합군의 공조는 와해되고 벵가지의 반정부 세력은 모두 제압될 가능성이 크다. 카다피 정권이 가장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확실한 해결을 위해 지상군 투입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다. 가장 강력한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미국이 “지상군 투입은 없다”고 못박은데다 반정부 세력과 아랍권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다피 정권이 다시 리비아를 장악할 경우 서방 석유기업들의 투자는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카다피는 국제사회의 개입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서방국가를 믿을 수 없으며 중국·러시아·인도 기업과만 석유 계약을 맺겠다”고 선언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자국 정부의 입장도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한다. 국제사회의 대리비아 제재에 따라 각국 정부들은 자국 업체들에 리비아 국영석유공사에 대한 거래를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사무엘 시수크 IHS글로벌인사이트 북아프리카지역전문가는 “일부 기업들은 반정부세력을 지지한 자국의 정부로 인해 리비아 석유 개발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비아 정부의 실질적 석유장관인 쇼크리 가넴 국영석유공사(NOC)회장은 리비아에서 철수한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에게 다시 돌아와 사업을 재개하라고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기업에 개발권을 넘기겠다고 경고했다.


고민에 빠진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은 일단 조만간 리비아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유럽 석유기업 중 리비아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이탈리아 에니(Eni)의 파올로 스카로니 최고경영자(CEO)는 “어느 쪽이 정권을 잡건 간에 나라 살림을 위해 석유를 퍼내야 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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