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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품대란 오나..GM은 1주일간 생산중단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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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일본 제조업체들이 대지진 피해로 조업 중단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제품을 수입하는 이웃국가들은 난데없는 물류대란을 겪게 될 위기에 놓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일본 제조업체들이 지진으로 인한 생산설비 파괴, 부품 공급의 불확실성, 원전 폭발, 계속되는 여진 등으로 생산 정상화를 미루고 있어 세계 각국 물류대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이 철강, 전자기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재료·부품들을 수출해 오고 있었던 만큼 전 세계 산업계가 받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 물류회사 페덱스(FedEx)의 프레드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첨단기술 산업계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일본 대지진 여파로 다양한 부문의 물류 공급망에 병목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덴마크 해운선사인 A.P. 몰러 머스크(AP Moller Maersk)측은 "일본 지진 피해 지역 인근의 항만 시설이 복구되고 있지만, 당분간 일본 제품의 해외 수출은 지연 문제를 계속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제조업체들의 조업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차량 조립라인 가동을 22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혼다와 마쯔다, 이스즈모터스는 20일까지 중단하고 스즈키자동차는 21일까지 조업을 중단한다. 캐논은 오이타현 소재 디지털카메라 공장 가동을 16일부터 3일간 중단하고 중장비 제조업체 고마츠도 굴삭기 조립공장 두 곳의 조업을 19일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에서 잇단 조업 중단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생산을 재개하고 싶어도 지난 11일 대지진 여파로 주요 인프라 시설이 파괴되면서 부품 조달과 제품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태국의 자동차산업에서 중국 전자제품 시장에 이르기까지 일본 이웃국가에서 심각한 물류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태국에서는 도요타 자동차가 오는 25일까지 생산 감축에 나선다. 캠리와 프리우스 현지 생산에 필요한 변속기를 일본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공급받는 것이 여의치 않고 재고도 걱정되서다. 이달 말까지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부품 재고가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에서 부품 공급 차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어 생산 감축을 결정했다.


미국에서는 제너럴 모터스(GM)가 처음으로 루이지애나 슈리브포트 공장의 생산을 월요일부터 1주일간 중단키로 했다. 스웨덴 볼보는 "1주일치 버틸 수 있는 일본 부품만 남아있는 실정"이라며 "만약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독일 폴크스바겐도 부품 부족에 직면했다고 털어놨다.


WSJ은 물류공급 부족 사태가 스마트폰 같은 전자제품에도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용 인쇄 배선 기판(printed wiring board)에 사용되는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미쯔비시 가스 케미칼(Mitsubishi Gas Chemical)이 공장 붕괴 타격을 받고 생산을 멈춘 상태다. 소니에릭슨은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필리핀 반도체 업계는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공급받지 못하게 될까봐, 또 제품을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타격을 받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일본 부품 의존도가 큰 대만 전자업계는 제품 생산 차질 우려 때문에 킨서스 인터커넥트 테크(Kinsus Interconnect Tech), 대만 인쇄회로기판(PCB)생산업체인 난야, 회로기판업체 유니마이크론 등이 줄줄이 주가 급락세를 보였다.


컴퓨터, 휴대폰 등 전자제품 생산시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는 BT(Bismaleimide Triazine)수지 공급 부족도 문제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일본 대지진으로 BT 수지 공급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일본이 전 세계 BT수지 수요량의 90%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드루 루(Andrew Lu) 홍콩 바클레이캐피탈 애널리스트는 "BT수지를 2~3개월 공급하지 못하면 스마트폰·태블릿 PC 제조업체들이 부품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본 전자제품의 소비자가격은 급등중이다.전자상가가 밀집해 있는 베이징 '중관촌(中關寸)'에서 판매되는 니콘 D3X 카메라 가격은 지진 발생 사흘만에 2000위안(약 34만5000원) 뛰었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 사이에서는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기 전 일본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본산 제품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1000여곳이 주문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영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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