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글로벌 TV시장을 호령하던 삼성전자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최대 TV시장인 북미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출하량기준)은 작년 4·4분기 저가제조사인 비지오(Vizio)에 뒤져 2위로 하락했고 유럽에서도 시장점유율이 경쟁사 중 유일하게 줄었다. 또 최고 성장잠재력 보유 시장으로 평가받는 인도에서는 소니의 저가공세 등에 밀리며 2009년 1위에서 작년에는 2위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평균판매단가 낙폭도 큰 것으로 나타나 향후 삼성전자는 몸집키우기와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28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와 아이서플라이 등에 따르면 북미지역에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액정화면표시장치(LCD)TV 시장점유율은 20.2%를 차지해 27.6%를 기록한 비지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더욱이 비지오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TV를 생산하지 않음에도 삼성전자는 PDP를 포함한 전체 평판TV 시장점유율에서도 23.9%를 차지한 비지오에 밀려 2위(21.5%)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가 3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유럽시장의 경우 작년 4분기,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시잠점유율이 줄었다.
전체 유럽시장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점유율은 29.9%로 전년동기(31.3%)대비 약 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LG전자는 17.5%에서 18%로, 소니는 11.1%에서 13.4%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2009년 1위에 올랐던 인도시장에서도 작년에는 2위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소니는 최근 2010 회계연도 인도 TV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33∼3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해 약 30%의 시장점유율에 그친 삼성전자를 제쳤다고 발표했다.
시장점유율 축소와 함께 판매단가의 하락은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미지역 삼성 LCD TV 평균 판매단가는 2009년 4분기 915달러였지만 작년 4분기에는 736달러로 19.5% 떨어졌다. 반면 비지오는 463달러에서 468달러로, 소니는 795달러에서 870달러로 상승했다. 선진유럽시장인 서유럽에서도 삼성TV 평균판매단가는 작년 4분기 567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2% 하락해 소니(7.4%)나 LG전자(11.2%)보다 낙폭이 깊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이 세계 경기반등폭 둔화와 더불어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상 불가피한 수정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전략을 고수하던 삼성전자 TV 전략은 실물경기 부진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지역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일단 보급형 제품 확대를 통한 시장패권 되찾기가 시급해 보인다"고 밝혔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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