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인터뷰
-'말 반동'이란 무엇인가.
“말 반동은 말을 잘못할 경우 쓰는 표현인데 예를 들어 요즘 북한에서는 ”당이 있어서 뭐하느냐 쌀도 안주고 어찌 살라고 하느냐, 김정일 위원장은 이걸 알기나 하나“ 등의 말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럴 경우 예전에는 보위부에서 무조건 잡아갔지만 이제는 이 정도 수준의 말반동은 눈감아주는 사례도 많다, 다만 김정일 일가의 신상에 관한 말반동은 여전히 봐주지 않는다.”
-최근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3남인 김정철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에릭 클랩튼의 록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 같은 소식을 북한주민들도 접할 수 있는가.
“밖에서 들어오는 대북 방송 등을 통해 파악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정보에 대한 차단은 옛날 봉건시대를 떠올리면 된다. 조선시대만 해도 일반 서민은 궁궐 내 소식에 대해 알기가 어렵지 않은가. 왕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 그들이 뭘하는 지 전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아직도 봉건 왕조국가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중동지역에서 반정부 시위 확산 때 트위터나 휴대폰 메시지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위력을 발휘했는데 북한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가.
“북한에서는 인터넷 등이 아직은 취약하므로 SNS혁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에서도 한국의 ‘kr’처럼 ‘kp’ 도메인을 쓰는 등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가?
“월드와이드웹(www)은 지난해 10월부터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서 조선 인포뱅크 주소를 처음으로 닷 케이피(.kp)로 연결한 바 있다. 그 당시에는 영문 도메인 이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나열해 도메인 주소로 사용했다. 따라서 북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은 마련돼 있다.”
-북한내 컴퓨터 보급대수는 어느 정도나 되는가?
“여러 자료 등을 근거로 할 때 기관이나 학교 등 북한 전역에 펜티엄3부터 해서 약 200만대 정도 보급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그렇다면 인터넷을 이용해 궁금한 것들을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는가?
“인터넷을 북한 내부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다만 폐쇄적 인터넷이라고 볼 수 있는
인트라넷인 ‘광명’망(網)은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광명망에서는 자유로운 검색이 가능하다.
그런데 검색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는 전세계적이 아니라 북한 내부의 홈페이지와 포털 ‘광명’에 올린 자료에 국한된다. 특히 ‘광명’망의 인터넷서비스는 양방향이 아닌, 단방향, 즉 포털이나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만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을뿐, 네티즌이 개인적 의견이 담긴 글이나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집트 회사인 오라스콤에서 북한에 휴대폰을 공급하는데 최근 30만대가 넘었다고 한다. 휴대폰을 통한 정보교류는 가능한 것 아닌가.
“오라스콤에서 30만대 보급했다고 하는데 과연 북한에 30만대나 휴대폰이 공급됐을지 의문이다. 그 정도라면 북한주민 약 80명중 한명이 휴대폰을 갖고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그 정도 흔하지는 않다. 아울러 휴대폰이 있어도 충전을 해야 하는데 전기 부족으로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들린다.”
-북한내 휴대폰 보유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평양 인구가 170만명 정도 되는데 평양사람도 배급을 타먹기 때문에 휴대폰 살 정도로 여유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휴대폰 가질만한 사람이라야 외화벌이 하는 무역꾼이나 사업을 하는 재일교포, 또한 (한국에서 돈을 보내주는) 탈북자 가족들 정도일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지방에서는 정말 휴대폰이 희귀하다”
-IT기술이 북한 민주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북한에 기관지 외에는 공식적인 언론이 없는 상황에서 먼저 IT기술을 활용해 북한주민들과 군인들에게 재스민혁명과 인권, 민주주의, 풍요로운 삶에 대해 알려줘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계속)
d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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