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영동영업소 폐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신차 코란도C 출시와 함께 영업력 강화에 나선 쌍용자동차가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대표 영업소를 없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은 수입차 전시장이 대거 몰려있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 쌍용차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표 점포를 없앤 사연은 무엇일까.
배경은 이렇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말 서울 청담동 영동영업소를 폐점했다. 이곳은 지난 2008년 3월 문을 열었는데 쌍용차 매장 가운데 가장 고급스런 전시장으로 평가받았다. 쌍용차의 전 주인인 중국 상하이차가 SAISC(상하이기차공업판매유한공사)를 통해 플래그십 점포를 선보이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2008년 설립 이후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영업소 운영도 어려움을 겪었다. 쌍용차는 그해 판매부진과 구조조정 지지부진으로 영업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강남의 중앙에 위치한 쌍용차의 대표 매장은 임대료 납부도 벅찰 지경이었다. 하관봉 쌍용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매월 임대료만 6000만원에 달하는데 버틸 재간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2009년 1월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돌입하고 상하이차가 국내에서 떠나는 악조건 속에서도 영동영업소는 계속 유지됐다. 플래그십 점포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쌍용차가 운영자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하이차 철수에도 이 매장은 한동안 운영될 수 있었다. SAISC가 쌍용차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도 미련을 갖고 있는데다, 쌍용차 역시 대표 점포를 갖고 있는게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에는 쌍용차 고위 관계자가 영동영업소 존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차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상하이차 측이 쌍용차에 매각을 타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유일ㆍ박영태 공동관리인은 "영업소 위치가 부적절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관리인은 "그 지역 일대에 수입차 매장이 많다"면서도 "영동영업소가 있는 곳은 교통 흐름은 좋으나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 매출이 적었다 "고 말했다.
쌍용차는 영동영업소를 대체할 만한 매장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대치동에 대규모 매장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플래그십 점포로 키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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