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유럽 주요국 증시는 23일(현지시간) 리비아 사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하락마감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장 대비 1.22%(73.23포인트) 하락한 5923.53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CAC 40 지수와 독일 DAX30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92%(37.15포인트), 1.69%(123.75포인트) 내린 4013.12, 7194.60을 기록했다. 이날 18개 서유럽 증시 중 15개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스톡스유럽600지수는 4일 연속 빠지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장 하락 기간을 기록했다. 이날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장 대비 1.1% 하락한 282.38으로 장을 마쳤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전일 국영TV연설을 통해 "순교자로 죽을 각오로 반정부 시위대와 싸울 것"이라면서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줄 뜻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의 카다비 국가원수에 대한 압력도 거세졌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있은 주간 내각 회의 후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리비아와 경제, 통상, 금융 관계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폭력사태에 연류된 자들이 그들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알게 해야 한다"면서 "외무부장관에게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신속하고 구체적인 제재를 취하도록 제안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 카메론 영국 총리는 이날 카타르 대학에서 가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카다피 국가원수와 리비아 군(軍)에 그들의 행위가 (국제)법을 위반하는 잘못된 것임을 알리기 위한 매우 명확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YES’다”면서 “세계가 하나로써 움직이는 것이 좋으며 이는 UN 안보리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는 리비아 규탄 결의안(resolution)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비아의 오랜 우방이었던 이탈리아 정부도 성명을 통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카다피 국가원수의 용납할 수 없는 폭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부 장관은 “리비아의 석유시설이 집중 위치해 있는 리비아 동북부 키레나이카 지방은 더 이상 카다피 정부의 통제 하에 있지 않다”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리비아 사태로 1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리비아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미국이 리비아 사태에 개입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아 사태로 원유 수급 불균형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현지시간 오전 10시 현재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2.4% 오른 배럴당 97.74달러에 거래 중이다.
중유럽 최대 석유업체인 OMV는 리비아에서 석유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힌 후 5.8% 급락했다.
일본 최대 증권사 노무라홀딩스는 “리비아와 알제리의 석유 생산이 동시에 중단되면 유가가 배럴당 22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조나단 가너 아시아·신흥시장 전략가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으면 세계 경제는 당초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는 불확실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 결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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