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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경련 새 회장의 '세 가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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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조직 깨우고 재계 무관심 타파하며 '전경련 징크스'도 넘어야

허창수 전경련 새 회장의 '세 가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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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무기력, 무관심, 징크스.


'허창수호(號)'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묵은 과제를 타파하고 순항할 수 있을까? 허창수 GS 회장이 17일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전격 추대됐지만 산적한 과제에 벌써부터 발걸음이 무겁다.

"봉사하겠다는 마음에서 회장직을 수락했다"는 그의 일성에서도 결연함이 엿보인다. '재계 신사' 허창수 회장이 출범 50년을 맞은 전경련의 내부 혁신과 외부 변화를 이끌어 재계의 공동 발전을 견인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 무기력 = 17일 오후 3시께 허창수 회장이 차기 회장직을 수락했다는 소식은 재계엔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웠다.

지난 해 7월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실상 용퇴한 이후 전경련이 제 갈길을 잃고 무기력해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던 터였다. 한-미ㆍEU와 FTA, 상생 경영,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재계의 구심점 역할에 실패했다는 이유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의 역할 부재는 재계의 큰 손실"이라며 "허 회장이 조직 재건에 나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경련 내부에서도 그동안 느스해졌던 조직 분위기가 다시 팽팽해질 것으로 긴장하는 눈치다.


1961년 출범한 전경련이 50주년을 맞는 올해 뼈를 깎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와 재계의 '소통 창구'에서 한발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대기업의 한 임원은 "전경련 역할 부재 지적이 나올 때마다 '싱크탱크'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허 회장은 전경련을 정치 집단이 아닌 정책 집단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무관심 = 재계 순위 7위인 GS그룹의 허 회장이 33대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전경련은 김우중 전 회장(1998~1999년) 이후 10년만에 10대 기업에서 회장을 배출하게 됐다. 모처럼 중량감 있는 오너가 키를 잡은 셈이다. 재계가 전경련을 중심으로 재결집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전경련 관계자는 "허 회장이 새 회장으로 추대된 것은 경륜과 패기를 동시에 평가받은 덕분"이라며 "그동안 전경련에 무관심했던 재계의 결집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온화한 성품에 넓은 인맥을 갖춰 재계 화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그가 지금까지 전경련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범 LG가의 일원임을 고려하면 전경련-LG 화해의 물꼬를 트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올해 63살의 허 회장이 70대의 선배 회장들과 소통자 역할을 할 것으로도 관측된다.


◆ 징크스 = 허 회장은 '전경련 징크스'도 깨야 하는 숙제도 있다. 공교롭게도 1990년대 이후 전경련 회장을 거쳐간 7명 인사 중 6명이 불운을 겪었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1993~1998년)은 정부를 비판했다가 공정위와 국세청의 조사를 받았다. 김우중 전 회장(1998~1999년)은 재임 중 그룹이 해체되는 참담한 현실에 직면해야 했다. 손길승 전 회장(2003년)은 분식 회계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으며, 강신호 전 회장(2004~2007년)은 가정 불화에 시달렸다.


조석래 회장(2008~2011년)도 건강 악화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와 재계를 상대하는 전경련 회장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쉽지 않다"며 "허 회장이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것"이라고 충언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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