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중국의 임금인상과 위안화 절상 움직임, 그리고 중국과의 외교분쟁에 따른 위험으로 일본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생산을 줄이고 있다.
특히 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의류업계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는 의류의 약 9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임금인상으로 일부 공장에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로 잘 알려진 패스트리테일링은 중국 생산량을 내년까지 70%로 줄일 계획이다. 현재는 약 85%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세계 도처에서 제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의류업체 산에이 인터내셔널의 이노우에 다카아키 최고경영자(CEO)는 “위안화가 절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생산 비중을 낮추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의류업체 산요 쇼카이는 중국 생산량을 줄이는 한편 현재 40%에 못 미치는 일본 생산량을 수 년 내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종합상사 스미킨물산은 중국 하청업체로부터 조달하던 의류 물량을 내년까지 90% 이하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미얀마 의류업체 U.M.H.와 제휴해 물량을 조달할 계획이다. U.M.H.은 연간 70만벌을 생산해 스미킨물산에 공급키로 했다. 그 외에도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의 공급 물량도 늘린다는 목표다.
전자부품 제조업체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동남아시아에서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전자부품 생산업체 메이코전자는 2011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 자본지출로 배정된 120억엔의 절반 가량을 베트남 공장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메이코전자는 몇 년 내로 베트남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해외생산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히타치는 태국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한편 지난해 말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체들은 향후 10년 후 가장 유망한 국가로 인도를 꼽았다. 또 64%는 임금인상 문제가 중국에 대한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답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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