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선로 바꿔주는 포인트 박스(PB) 잘못 연결…진입부분과 크로싱부분 엇박자, 신호도 문제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지난 11일 오후 광명역 부근서 일어난 KTX산천의 탈선사고는 코레일의 정비과실과 신호착오 등 총체적 관리부실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대책마련에 나섰다.
코레일은 14일 오후 3시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경부고속선 KTX 산천 탈선 상황’ 브리핑을 갖고 KTX 탈선에 따른 사건전말과 대책 등을 설명했다.
◆탈선 사고는 실수 겹친 인재(人災)=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선로전환기의 직경 7mm 너트가 잘 조여지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너트가 아예 끼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의 너트는 철길을 바꾸는 KTX 광명역 선로전화기의 5번 단자에 들어가는 철도부품으로 ‘케이블을 바꿀 때 끼우지 않은 것 같다’는 게 코레일의 추정이다.
김 대변인은 “사고 당일 오전 6시부터 7시22분까지 열차통과 때 선로전환기 불일치장애가 3차례 생겼다”면서 “이어 오전 7시32분 현장작업자가 열차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임시로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날 오후 1시1분 신호상에 ‘불일치’ 표시가 나오자 오른쪽 선로로 가도록 하는 하선작동을 다시 상선(직진)으로 돌리는 바람에 엇박자가 생겨 사고가 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임시조치의 잘못(오결선)으로 전환 불능사태를 불러왔다”면서 “철길을 바꿔주는 포인트 박스(PB) 안에서 잘못 연결된 것이다. 차량결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열차는 금·토·일요일에만 운행하는 10량짜리 ‘KTX산천’(종착역 광명역)으로 이처럼 선로전환기 불일치장애와 신호착오 등으로 탈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전용객차 3량을 포함, 앞쪽 4량은 추진력에 따라 선로를 바꾸는 쪽의 진행방향으로 나갔으나 뒤에 붙은 나머지 6량은 선로전화기의 잘못된 작동으로 철길을 벗어난 것이다.
열차 앞쪽의 4량은 광명역에서 부산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하선으로 제대로 들어갔고 뒤에 붙은 6량은 크로싱부분에서 철길을 벗어났다는 얘기다. 안정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란 결론이다.
◆코레일 화상회의 갖고 대책 마련 중=한편 코레일은 이번 사고는 현장작업자의 선로전환기 정비과실 및 신호장비 취급부주의로 보고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코레일은 이와는 별도로 이날 전국 본부와 화상회의를 열어 취약지역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서고 재발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또 현재 KTX가 사고구간(약 200m) 부산 쪽으로 가는 하선은 시속 40km, 서울로 가는 상선은 90km로 천천히 다니지만 내일부터는 정상속도로 운행한다고 코레일은 밝혔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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