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지난해 10월9일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됐던 금미 305호가 4개월, 123일 만에 풀려났다. 우리 선원 2명, 중국 선원 2명, 케냐 선원 39명 등 총 43명이 선박과 함께 소말리아 연안에서 나와 공해상을 거쳐 케냐 몸바사항으로 이동 중이다. 이와 관련, 협상 과정에서 해적에게 돈을 줬는지의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10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금미호는 전일 오후 3시경(한국시간) 해적들의 본거지인 하라데레항에서 석방됐다. 이후 금미호는 공해상으로 이동을 시작했고, 우리 청해부대의 요청에 따라 인근해역의 유럽연합(EU) 함대 소속 핀란드 군함 1척이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금미호와 만나 현재 함께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금미호 석방과 관련 백주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현재로는 석방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어떤 경위로 풀려났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측은 금미호의 선장이자 금미수산 대표인 김모씨가 잡혀 있어 협상할 방법이 없는데다 회사가 경영난으로 배 1척만 운용하는 등 해적이 몸값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적들은 납치 초기 몸값으로 70억원(미화 650만달러) 정도를 요구했다가 마지막에는 7억원(60만달러) 정도까지 낮췄다. 또 우리 정부가 삼호주얼리호 대응에서 보여줬듯 협상 없이 강경 자세로 나간 것도 해적들의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금미호 선원 대다수가 케냐인으로 케냐측에서 지속적으로 협상을 해왔고 억류가 장기화되면서 선원들에 대한 식량과 의약품 지원도 부담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적들에 석방금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백 국장은 "협상에 나섰던 김종규씨와 김모 선장 등이 추후 협상금을 지불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논란의 여지를 남긴 셈이다. 구체적인 정황은 추후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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