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李, 당내 개헌특위 추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8일 열리는 개헌 의원총회를 앞두고 전운에 휩싸였다. 당내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는 개헌 드라이브에 가속 패달을 밟고 있고, 이에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이 확산되는 등 계파간 세대결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대표 안경률 의원은 7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개헌 논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특위에서 개헌의 시기와 방법, 권한 등을 논의해 할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당내 개헌특위 구성을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8일부터 시작되는 의총을 통해 당내 개헌특위 구성을 결정하고, 이후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친박계를 비롯한 당내 개헌 논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친이계 의원수가 압도적인 만큼 의총을 통해 개헌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앞서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 35명은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 모여 개헌 의총을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 자리에서 "친이가 뭉치면 반드시 개헌은 이루어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임장관은 특히 이 대통령의 신년좌담회 개헌 발언을 거론, "대통령이 나서서 이야기했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개헌하자는 것이 시대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한나라당에서 개헌 논의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는 개헌 논의에 부정적이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개헌이 가능한지 상당히 의문스러운 상황"이라며 "일부 계파가 나서서 개헌을 추진한다고 해서 개헌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같은 날 SBS라디오에 출연 "'민심은 천심'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민심이 개헌에 얼마 만큼 따라주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민심이 개헌에 뜨겁냐에 대해선 의문이다"고 사실상 개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친박계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에 출연 "개헌 문제를 대통령이나 특임장관이 앞장서 하면 될 일도 안되게 돼있다"면서 "이런 문제에 힘을 소진하기 보다는 민생 문제에 집중해 국민들이 바라는 일을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훈 의원도 같은 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치솟는 생활비와 전세값, 구제역 등 시급한 문제부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런 문제 해결이 시급하고 중대한 시기에 새로운 논의를 시작하려고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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