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재정적자 누적을 이유로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각국 증권과 외환시장이 출렁였다. 하지만 이미 이미 시장이 예상한 결과였기에 충격은 크지 않았으며 미국 등 선진경제가 기나긴 침체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등 점진적 회복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AA'→'AA-'= 국제신용평가사 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단계 낮췄다. 이는 재정위기에 몰린 스페인보다도 낮은 등급이다. S&P는 막대한 규모로 누적된 국가부채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현 집권 간 나오토 내각의 정책 일관성과 추진력이 부재한 것을 강등의 이유로 들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신용평가사가 국가신용등급을 판단할 때 재정적자의 규모보다는 해당국 정부의 해소 의지가 얼마나 뚜렷한가에 더 무게를 둔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1조5000억달러로 사상최대 재정적자를 기록할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천명한 것처럼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간 나오토 내각은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재정 기조유지와 늘어나는 정부부채 해소의 딜레마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간 총리는 소비세 인상 등의 카드를 내놓았다가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책추진력까지 상실한 상태다. 집권당이 장기 경기침체를 해소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함에 따라 내각 지지도는 연이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 4.4%=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4.4%로 상향했다. 미국이 본격적인 회복에 접어든 것과 신흥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세가 반영된 조정이었다. 이는 작년 10월에 비해 0.2% 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3%에서 3.0%로 상향됐고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이 0.4~0.2% 상향됐다. 디플레이션 탈출 기미를 보이는 일본도 0.1% 상향됐다. 한국은 조정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은은 지난해 성장률이 8년만의 최고치인 6.1%에 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IMF는 유럽발 재정위기 확대 가능성과 신흥국의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IMF는 회원국들에 “균형 성장을 위한 차별화된 정책처방”을 주문하면서 선진국은 재정건전화와 금융시스템 등 구조개혁을, 신흥국에는 경기과열 조절과 과도한 자본유입에 대비한 건전성 조치의 마련을 주문했다.
◆4000억달러=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섰음을 천명하는 한편 최대현안인 재정적자 해소의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10년간 국가안보 부문 이외의 정부 재량지출을 동결함으로써 4000억달러를 절감하고 국방예산에서 780억달러를 추가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기업 법인세 인하, 세제 간소화, 선심성 예산 폐지, 교육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 통한 신규일자리 창출과 산업활성화, 전력생산에서 청정에너지원 비율을 80%까지 늘리는 방안 등이 언급됐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FTA가 최소 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의회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이는 시종 재정지출 감축을 주장해 온 공화당 측 주장을 상당히 수용한 것이나 막상 연설 뒤 공화당 일각에서는 ‘이것도 부족하다’며 교육과 인프라 관련 예산의 감축을 주장했다.
◆2500명= 제41차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가 26일~30일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 정치·경제·학술계 주요 인사 2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세계 경제석학들은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한편 지난해 강세를 보인 신흥국으로 세계 경제츼 축이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올해 더블딥 우려가 낮아졌다면서 “세계 경제가 상승요인과 하강 위험이 균형점을 이룬 상태”라고 밝혔다. 이외에 선진국·신흥국 간 경기회복 속도차의 해결과 계속되는 유럽지역 재정위기, 올해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원자재시장의 향방 등에 대한 논의가 오고갔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