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지난 한주간의 최대 이슈는 18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경제 협력 뿐 아니라 국제안보, 인권 등 함께 풀어야 할 글로벌 공통 현안을 논의하고 그 동안 마찰이 있었던 환율·무역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양국에게 ‘상호협력 증진’이라는 큰 틀의 합의점을 제공했다. 하지만 두 경제대국이 첨예한 갈등을 보였던 환율, 무역불균형, 인권문제에 대해 속 시원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점은 과제로 남았다.
유럽에서는 위기에 빠진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재무장관회의가 열렸으나 소득 없이 마무리 됐다.
◆450억달러=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통 큰'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양국간 무역 불균형과 위안화 절상이라는 첨예한 갈등에 맞서 미리 준비한 중국측의 선물이었다.19일 미국 백악관은 중국과 450억달러의 무역 및 투자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체결로 23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큰 규모는 미국 항공사 보잉의 대중(對中) 항공기 수출이었다. 보잉사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보잉 여객기 200대를 중국에 수출하는 190억달러어치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보잉은 향후 20년간 4800억달러어치의 신규 항공기 수요가 있는 중국 시장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또 중국 정부는 자동차 부품과 기계, 화학제품 등이 포함된 70건의 계약을 통해 미국 12개 주에서 250억달러어치를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계약을 미국 내 회사들과 체결했다.
◆6.5883위안= 지난 20일 달러-위안 환율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안화 가치는 중국이 작년 6월 환율 제도를 고정환율제(페그제)에서 관리변동환율제도로 바꾼 이후 지속적으로 올랐으며 이번 정상회담 직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안화 가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을 위한 중국측의 성의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빠른 위안화 절상을 요구한 미국에게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은 중국의 태도는 양국이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아직 절충점을 찾지 못했으며 앞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4400억유로= 위기에 빠진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지난 17~18일(현지시간)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됐던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가 소득 없이 마무리 됐다.
이번회의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유로존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은 독일의 완강한 반대로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독일을 제외한 EU 재무장관들은 포루투갈과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를 대비해 4400억유로에 불과한 EFSF 규모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독일 재무장관은 "현재 EFSF 자금은 위협받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 하며 증액을 반대했다.
이틀간 진행됐던 회의에서 유로존 국가들은 기금 규모뿐 아니라 구제금융 금리 수준, 재정불량국 국채 매입 확대 등에 대해서도 논의됐지만 역시 각국의 이견만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EFSF 증액 등 주요사안들은 모두 내달 4일 개최되는 유럽 정상회담으로 미뤄지게 됐다.
◆100조달러=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해 향후 10년간 추가적으로 100조달러 규모의 신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다보스 연례회의를 앞두고 19일 발표한 보고서에는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해 현재보다 두 배 가량 신용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 세계 신용 축적분은 지난 2000년 57조달러에서 2009년 109조달러로 두 배가량 늘어났다.
보고서는 "신용 규모의 급격한 증가로 전반적인 재정 시스템이 붕괴 직전 상황까지 발생했다"면서 "그러나 신용은 여전히 경제의 생명선이며 경제회복과 개발도상국의 잠재적인 성장을 돕는데 필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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