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국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은 기업 실적 호조로 올해 어닝시즌의 출발을 열었다. 주요 지표 역시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확인시켰다. 한편 새해 초부터 각국 증시를 압박하던 유럽 재정적자 위기는 연이은 국채발행 성공으로 인해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으나 여전한 잠복 요인이다. 다음주부터 열릴 유럽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유로존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등 지원방안 확대가 논의될 예정이다.
◆2억5800만달러= 2008년과 2009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시기를 보낸 알코아가 2010년 순이익 2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하면서 올해 어닝시즌의 산뜻한 출발을 열었다. 인텔과 JP모건 역시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뉴욕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기대이상의 기업 실적 발표로 상반기 미국 경기 회복세가 시장에 재확인됐다.
이주 발표된 각종 지표도 확실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을 뒷받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정례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아직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함을 전제로 미국 경제가 연말 쇼핑시즌 지출 증가와 제조업 경기 회복에 힘입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외의 증가를 보여 증시를 주춤하게 만들었지만 12월 산업생산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11월 무역수지도 적자폭이 줄어들었다.
◆5억9900만유로= 포르투갈이 10년물 5억9900만유로, 4년물 6억5000만유로 규모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하면서 재차 고조됐던 유로존 위기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앞서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임박설이 강력히 제기된 상황이었기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결과적으로 발행금리도 지난해보다 내리면서 아직까지는 투자수요가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뒤이어 진행된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매입 역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주요 증시는 유럽 리스크의 해소로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주변부 재정적자국들은 여전히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위기가 구제금융을 지원한 프랑스 등 중심부 재정건전국으로까지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로 21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편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앞세워 유로존 재정적자국 국채 매입을 약속한 ‘큰손’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부각됐다. 유로존 국채매입 성공은 중국이 든든한 지원이 사실상 큰 역할을 했다. 중국과 유럽의 관계 역시 크게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47%=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이 중국을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본다는 조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설문조사결과 47%가 중국을 꼽은 것이다. 미국이라는 답변은 31%에 불과했다. 괄목상대한 중국의 위상이 미국인들에게 확실히 각인됐다는 결과였다.
한편 미 컨퍼런스보드는 2012년이면 중국이 구매력 기준으로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내년에도 중국이 10%가까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제 아래 나온 것이다. 올해 중국의 고속성장이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경제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반면 부동산시장 버블 붕괴로 중국 경제가 수렁에 빠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39개항= 초대형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자기자본투자 수익공개를 포함한 새로운 기업공개 원칙 등의 쇄신안을 발표해 월가에 파장을 예고했다. 39개항으로 이루어진 쇄신안은 3개였던 사업부문을 투자은행, 기관고객서비스, 투자·임대, 자산관리및증권 등 4개로 나눠 각 부문의 수익을 공개하며 결산공고 역시 더욱 투명하게 실시한다는 방침을 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42년 역사상 최초로 지난 해 사기혐의로 명성이 실추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골드만삭스의 발표가 월가의 대형은행들의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투기적 자기자본거래를 관행화해 온 대형투자은행들의 악습이 쉽게 깨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적쇄신과 도덕적 책임론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쇄신안에는 사기혐의 피소의 책임자인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거취 논의가 없었으며 경영진도 막대한 보너스를 챙길 전망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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