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최근 원자재 가격은 '날뛰고 있다'는 표현이 알맞을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유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기록을 나날이 갱신하고 있으며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구리 가격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17% 상승했다.
영국의 경제 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이 한편으로는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지만,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26일 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곧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경기가 회복되면 수요가 늘어나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2차 양적완화(QE2)는 경기 회복 속도를 더욱 부추겼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원자재 가격이 결국 소비세 인상과 같은 효과를 불러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원자재가 상승은 결론적으로 가계 소득이 줄어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임스 해밀튼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는 유가에 특히 주목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초부터 상승한 유가가 2007년 말과 2008년 3분기 사이의 경제를 침체로 빠뜨렸다고 보고 있다. 당시 고유가로 가계는 전체 지출 중 에너지 지출이 약 7%를 차지한다고 봤으며 가장 최근 다시 유가 상승이 이어지기 전 소비를 감축, 이 비중을 5.5%까지 줄였다.
미국 외에서는 에너지보다는 식품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위협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식품 가격은 결국 경제적인 재앙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시아 지역은 이미 지난 2008년 치솟는 쌀값으로 인해 '식량대란'을 겪은 바 있다.
현재까지 경기 과열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이머징 국가들과는 다르게 유럽 등 선진국은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은 선진국의 금리 인상 역시 부추기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를 넘어섰으며 영국 물가 역시 영란은행(BOE) 목표치를 웃돈지 오래다. 이들이 금리인상을 통해 본격적인 긴축정책을 시행할 경우 이는 경제 성장을 저해, 결론적으로 경기 회복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다소 안심할만한 사실은 일부 원자재 가격이 2008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원자재 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당시 기록했던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농식품 가격은 전년 대비 37% 급등했지만 2008년에는 75% 폭등을 기록한 바 있다.
조나단 앤더슨 UBS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때 나타났던 가격 인상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난 2008년 유가 상승률을 100%로 본다면 현재는 17%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원유 공급과 수요 부문의 균형은 향후 가격 상승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대다수 식품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공급부족 현상에서 비롯됐다.
러츠 킬란 미시간 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거나 완벽하게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내지 않는 한 유가는 정점을 찍었던 2008년 중순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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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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