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25일 "일부 식료품 업체의 담합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반포동 공정거래위원회 구내식당에서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최근 생필품 업계에 대한 대규모 직권조사 결과 혐의를 잡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취임과 동시에 물가·담합 조사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한 지 4일 만에 조직개편을 통해 물가관리 체제로 전환했고, 이달 초 `가격불안 감시·대응TF`를 발족한 후 정유업계, 밀가루, 라면, 두유, 과자, 김치, 두부, 치즈 등을 중심으로 담합 등 불공정행위 전반에 대해 조사해왔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가격을 올리는 과정에서 식료품 업체의 담합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 전에 조사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지만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취임 이후 강조해왔던 `물가안정`이 공정위 본연의 업무인 경쟁촉진과 긴밀히 관련돼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은 “한국갤럽이 올해 국정운영방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결과 43%가 물가안정을 바라기 때문에 국민이 원하는 분야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공정위원장의 소임”이라며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공정위의 물가관리 행보를 두고 정부가 물가를 통제하던 70~80년대로 회귀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70년대에는 독과점 업체가 가격을 올리려면 각 부처에 신고하고 허락을 받고, (가격을) 낮추라면 낮춰야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방식이 통할 수 없고,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가격을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를 나간 직원들에게 가격 관련한 요구는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최소한의 접촉과 조사를 통해 취지가 달성되게 하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물가에 역량을 집중함에 따라 위원회의 독립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위원회는 심결기능도 수행하지만 대통령 관할에 있는 중앙행정기관"이라며 "두 가지 기능을 적절히 조화해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경쟁촉진의 결과가 물가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민생활 밀접품목을 중심으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가격 거품이 있을 경우에는 그 원인을 분석해 제도개선과 시장 및 유통구조 개선도 병행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의 일환으로 한국형 히든 챔피언기업을 육성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동반성장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를 선진화해 한국형 히든 챔피언기업을 육성해 산업의 허리를 두텁게 형성해야 한다”며 “표준하도급계약서 보급 확대 등 공정위가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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