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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조류독감.. 인간은 과연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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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동물들의 공격에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신종플루라 불리는 돼지 유래 인플루엔자가 2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고,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이하 AI)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바이러스와의 일전(一戰)'이라 할 만하다. 신종플루를 제외하면 구제역과 AI는 사람에게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지만, 그 실체에 대해선 여전히 모르는 부분도 많다. 구제역과 AI가 인간에게 가해온, 그리고 가할 수 있는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다.


◆"구제역, 현실적으로 인체감염 가능성 없어"

구제역은 소, 돼지,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서 발생한다. 동물간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영문으로 'Foot-and-mouth disease'라 불리듯 동물의 입술이나 혀, 잇몸, 발굽 사이에 물집을 만든다. 피코르나바이러스(picornavius) 감염이 원인이다.


사람으로의 전파는 '극히' 드물지만 없는 건 아니다. 가장 최근에 보고된 사례는 1966년 영국에서다. 1884년 어린이 두 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사례가 없다.

외국의 경우 구제역에 걸린 동물과 접촉하거나 실험실 사고 등으로 감염이 이뤄졌다. 증상은 독감과 유사하다고 한다. 동물에서처럼 물집이 잡힌 경우도 있으며 대체로 수일 후 회복된다.


외국에서 인간감염 사례가 있다지만 의학이 덜 발달된 때라 수족구병(Hand, foot and mouth disease)과 혼선했을 가능성도 있다. 수족구병과 구제역은 공통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손이나 입에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 유사하다. 하지만 두 질병은 관련이 없으며 수족구병의 원인균은 콕사키A 바이러스다.


사람이 구제역에 잘 걸리지 않는 것은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농림식품수산부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강산이나 강알칼리(pH 6이하 또는 9이상) 조건에서 쉽게 죽는다. 음식을 56℃에서 30분, 76℃에서 7초 가열해도 감염력을 잃는다. 즉 조리를 하면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설령 그대로 먹는다 해도 위장으로 들어와 위산에 의해 사멸되므로 인간감염이 발생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나마 감염된 음식을 삼키기 전 입속에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저온 살균우유이라 해도 56℃에서 30분 가열하기 때문에 단백질 변성이 이루어져 감염력이 사라진다"며 "구제역 바이러스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며, AI처럼 변이에 대한 가능성이나 보고도 없어 인체 감염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되는 모든 유제품은 살균과정을 거치므로 감염위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AI, 바이러스 돌연변이 땐 재앙수준"


AI도 큰 그림에선 구제역과 비슷하다. 동물에서만 유행하며 높은 온도에서 사멸한다는 부분에서다.


반면 AI는 구제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에게 잘 전염된다. 여전히 드문 수준이지만 보고된 사례는 꽤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 또는 배설물에 오염된 물체와 직접 접촉한 경우다. 아시아에서 유행하고 있는 H5N1 인플루엔자의 경우 1997년 홍콩에서 첫 인체감염이 발생한 바 있으며 2006년까지 세계적으로 229명이 감염돼 131명이 사망했다.


증상은 인간독감과 유사하다. 고열, 기침, 인후통 등이 있으며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도 야기한다.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됐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르며 일부는 치명적이다.


문제는 '동물→사람'에 국한된 감염경로가 '동물→사람→사람'으로 연결될 것인가이다. 바이러스가 사람간 전파가 쉽도록 변이될 경우를 말하는데, 이때는 팬더믹(대유행)이 올 수 있다. 지금까지 AI의 사람간 전파는 일부에서 보고되고 있다. 환자를 간호하는 가족에게 전파된 경우로 아시아지역에서 주로 보고됐다.


하지만 현재로선 치료제도 있는 만큼 당장의 큰 문제는 아니다. 신종플루에 사용하는 타미플루 등이 효과적이라고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선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도 보고되고 있는 만큼, 대유행으로 번질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자료 : 질병관리본부, 농림수산식품부, 미국질병관리본부(CDC), 위키피디아.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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