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경제대국 그룹을 묶은 '브릭스(BRICs)'가 최근 치솟는 물가 폭탄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고성장' 대표국으로 인식됐던 브릭스가 인플레이션 위험국으로 떠올랐다.
◆브라질=브라질은 2010년 물가상승률이 5.9%를 기록, 2004년(7.6%) 이후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까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미 치솟고 있는 기준금리는 더 큰 상승 조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의 첫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는 오는 18~19일 열릴 예정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10.75% 수준으로 조정했으며 지난주에는 헤알화 환율 방어 및 인플레 압력 해소를 위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4월부터 전격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스탠다드차타드(SC)의 니콜라스 콴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올해 브라질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지난해 여름 러시아 대륙을 덮친 극심한 가뭄은 밀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정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6~7%를 위협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7%를 기록하며 전월 8.1% 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러시아 CPI 상승률은 7월 5.5%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8% 위로 높아지면서 그동안 동결됐던 기준금리가 조만간 인상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최근 "2011년 최우선 목표는 인플레이션 통제"라며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인도=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회계연도(3월31일 기준)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8.75%로, 올해 회계연도 성장률을 8%로 높게 전망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인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식품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연율 18.32%로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IMF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인상 등 긴축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인도는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금리는 현재 6.25% 수준이다.
인도 정부는 식료품 가격의 가파른 인상이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카레의 주재료인 양파 수출을 금지하며 물가 통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있는 추세지만 물가 상승폭이 워낙 커서 국민들의 불만이 여전히 높다. 일각에서는 높은 물가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 시켜 올해 정부가 성장률 목표치 9~10%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치솟는 물가상승률과 싸우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2번의 금리인상, 6번의 은행 지급준비율인상, 신규대출 억제, 생활물가 통제 등 갖가지 방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소비자물지수 상승률이 28개월 만의 최고치인 5.1%를 기록했으며 12월 조금 주춤하다가 올해 1월부터 다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이치뱅크의 마쥔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올해 CPI 상승률이 지난해의 3.3%보다 훨씬 높은 4.4%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11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높은 물가상승률은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을 부추기며 기업들의 경영에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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