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그 동안은 말이 범부처였지 사실 물가, 두 글자가 들어가면 다들 기획재정부에 맡겨놓고 묻어가는 형국이었다. 이번엔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자리다. 부처별로 장관이 준비해온 대책을 보고한다. 물가 대책이란 게 완전히 새로울 순 없지만,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준비할 것이다."
5일 오후 만난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오는 13일 발표될 물가안정대책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다가올 11일 서민과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대폭 늘리는 내용의 설 물가대책을 내놓은 뒤 13일 부처 종합 물가안정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채소와 수산물 값이 급등하고, 유가와 각종 식가공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등 연초부터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특히 13일 회의에서는 부처별 소관 사항에 대한 물가안정 대책을 각 부처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 이 대통령이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만큼 현장은 부처별 물가대책 공개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재정부가 그리는 큰 그림에 묻어가는 게 관행이었던 타 부처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배추파동 전까지는 사실 관계부처가 물가대책에 보이는 관심이 크게 높지 않았다"면서 "이번엔 다들 비장한 분위기로 어떻게든 최선책을 마련해 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5일 오전 각 부처 1급들을 모아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연 재정부 임종룡 1차관도 "올해는 물가 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다"면서 "각 부처가 할 수 있는 일을 좀 더 찾아보고, 보다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정부는 한편 행정력이 가장 먼저 닿는 공공요금 관리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과천 청사에서 물가안정대책회의가 열린 5일, 중앙청사에서는 공공요금 관리를 위한 방안이 모색됐다. 이 자리에서는 "각종 공공요금의 3분의 2를 관장하는 행정안전부가 요금 동결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물가 관리에 협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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