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독주 체제에 SK케미칼, 일양약품 도전장
국내 과잉공급 우려도…판로 확보 여부가 관건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국산 백신시장이 녹십자 독점에서 3자 경쟁체제로 전환된다. 국내 수요에 비해 생산과잉이 불가피한데, 각 사별로 판로개척이 사업 성공의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음성금왕산업단지에 백신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55%이며 연간 최대 6000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년 가을 정부 입찰시장에 참여한다는 게 목표"라면서 "다만 완공 후 임상시험, 식약청 승인 등 절차가 남아있어 정확한 시장진출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의 백신공장 건립 계획도 확정됐다. 회사 측은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이 추진하는 '인플루엔자 등 백신원료 맞춤형 생산지원사업' 참여 기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은 총 800억원을 들여(지자체 지원 200억원 포함) 경북 안동에 2013년 완공 목표로 공장을 짓는데, 연간 최대 1억4000만 도즈를 만들 수 있다. 이 공장이 생기면 국내 백신공장으로는 최대규모가 된다.
한편 이들 3개사가 모두 공장가동에 들어갈 경우 우리나라의 백신 생산능력은 최대 2억 5000만 도즈에 이르게 된다. 독감 대유행이 발생해 전 국민 접종에 필요한 백신 물량을 무려 다섯 배나 넘는 수치다. 정부 입찰과 민간시장에서의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각 회사가 제시하는 돌파구도 가지각색이다. 녹십자와 SK케미칼은 '수출'을 내세우고 있는데 녹십자의 경우 지난 2분기 남미로의 백신 수출을 시작하며 한 발 앞서가고 있다.
녹십자는 백신 수출을 기반으로 현재 10% 수준인 매출액 대비 수출액을 2012년 1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영호 녹십자 해외사업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를 통한 남미 수출을 계기로 아시아ㆍ중동 지역으로의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중국시장을 노린다. 회사 관계자는 "애초부터 국내시장이 목표는 아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SK파마베이징을 전진기지로 중국 백신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일양약품의 전략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다. 녹십자와 SK케미칼이 계절독감, 조류독감 등에 집중하는 동안, 홍역백신 등 각종 감염백신으로 제품 종류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3개 백신업체 비교
회사명 | 공장 위치|생산규모 |완공시기|생산방식|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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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전남 화순 |5000만도즈|2009년 |유정란|2014년 세포배양방식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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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충북 음성|6000만도즈|2011년| 유정란|차후 세포배양방식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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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경북 안동|1억4000만도즈|2013년|세포배양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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